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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수원시 오목천동 용남고속 본사 차고지에 코로나19 여파로 승객이 급감하는 피해를 입어 운행이 중단된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코로나19 사태 '승객 급감' 직격탄
기사 780명 중 200명이나 '휴직계'
수원 6곳 노조협의체도 중단 고려

"답이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이달 중에 운행을 중단할 수도 있어요."

2일 수원시 오목천동 용남고속 본사에서 만난 염태우 용남고속 상무이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용남고속은 5개 법인에 걸쳐 모두 890대의 버스를 운영하는 버스업체다.

보유차량 대수로 도내 10위권 안에 드는 기업으로, 특히 수원 시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외에도 3007번(수원~강남역), 8800번(수원~서울역), M5532번(오산~사당역) 등 경기 남부권의 대표적인 광역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용남고속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승객이 급감하는 피해를 입어 왔다. 코로나 사태 3달째인 4월에는 피해가 누적돼 운행 전면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 '서민의 발'이 운행 중단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경희대에서 서수원까지 운행하는 용남고속 9번 버스는 코로나 사태 전 하루평균 430명이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이용자가 230명 수준으로 폭락했다. 시내버스는 50%, 시외버스는 65%, 공항버스는 무려 90%가량 승객이 감소했다.

요금이 매출의 전부인 버스회사에 불어닥친 승객감소는 곧장 자금 경색으로 이어졌다. 지난 2~3월 두 달은 경기도로부터 1년치 환승손실보전금을 미리 당겨 받아 겨우 월급일을 맞췄다. 모자란 재원은 주주들의 지인을 통해 사채를 융통하는 궁여지책을 썼다.

회사 뿐 아니라 종사자들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780명 노조 조합원 중 2월엔 200명 이상, 3월엔 700명 가량이 연차를 썼다. 버스기사는 하루 일당이 25만원이라 1~2일만 연차를 써도 급여 감소 폭이 큰 편이다.

이런데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1달 휴직계를 낸 사람이 200명 가량 된다.

윤석환 용남고속 노조지부장은 "제조업은 생산을 멈추면 돈이 안 들지만, 버스회사는 운행을 안 할 수도 없고 감차해도 차량 할부금, 차고 임대료가 나간다. 노조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용남여객을 포함한 수원 지역 6개 버스업체의 노조 협의체는 이달 운행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조인행 용남고속 대표이사는 "대중교통 업계는 아무리 사정이 힘들어도 운행을 멈출 수 없다. 모두가 힘든 상황인 것을 잘 알지만, 버스업의 특성을 감안해 특별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