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5개년 계획' 산업규모 성장 불구
수출 8.1% 불과… 대기업 진출도 문제
품질 유럽수준… 가격경쟁 中에 밀려
선진국 능가 환경규제 대응 여력 부족
흩어진 업체들 집적땐 고급인력 늘것
각 주체 유기성 향상 '플랫폼' 구축을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제32회 중소기업 주간을 맞아 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 방안' 토론회를 경인일보와 공동 주최했다.
11일 경인일보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경기지역 가구산업과 관련 경기도 가구 제조업 고용 증가율이 전국 수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높은데 기술과 가격 등에서 대기업에 밀려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경기지역 기존 가구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혁신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참석자들이 모두 입을 모았다.
# 커지는 대기업에 시름 앓는 중소 가구기업
경기도는 지난 2014~2018년 추진한 1차 가구산업 5개년 발전계획으로 도내 가구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음에도 대부분 매출이 내수에 그쳐 해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영성 경기도 특화기업지원과장은 "경기도 가구시장 규모는 2013년 3조9천억원에서 2017년 5조8천억원으로 늘어날 만큼 지속 성장하지만 전체 생산액 대비 수출은 평균 8.1%밖에 안 될 만큼 수출 경쟁력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케아나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 등 대규모 가구기업의 도내 진출과 매장 확대 영향에 중소 가구기업은 자체 브랜드 개발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재 경기도 가구산업에 대해 평가했다.
이날 참석한 가구업계 토론자들도 경기도의 5개년 발전계획이 지역 가구산업 인프라 조성에 큰 역할을 했지만 국제 산업 관점에서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높아 도내에서 사업을 늘려가는 대기업과 견주기 힘들 정도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김현석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는 "국내 가구산업은 국제적 입지에서 품질이 유럽과 대등할 정도로 우수하다"며 "그런데 가격 경쟁력은 중국보다 낮고 디자인 기술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정오균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도 "대규모 가구 제조업체 외에 인테리어 기업도 시장에 대거 진입해 영세 가구업체가 도산하는 경우가 파다하고 선진 해외국을 능가하는 환경규제에 대응할 여력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 경기도 가구산업 지역 '여기저기' 산재 "산업단지 집적 필요"
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먼저 도내 곳곳에 흩어진 가구 제조시설과 관련 업체 등이 집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현석 전무이사는 "도내 가구단지와 관련 시설은 포천·광주 등을 비롯해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데 집적 효과를 낼 시설이 마련되면 고령자나 외국인 노동자만 몰리기 보다 전문 디자이너 등 고급 인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 간 협업은 물론 원·부자재 구매와 물류비·임대료·부대시설 등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구산업 집적 효과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들도 제시됐다.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산업단지가 조성되더라도 입주 조건 중 일부 가구업종은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IT 산업단지와 달리 인프라가 열악해 우수 인력 수급도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오균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는 "업체가 모여 있으면 여러 비용 절약 효과는 생기지만 대상 업체별로 이전이 가능한지와 이전에 따른 인력 유지 어려움 등에 대해서도 검토를 꼭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협동조합 중심 '혁신 생태계 조성'으로 경쟁력 키워야
이날 모든 토론자들은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고 곳곳에 산재 돼 있는 경기도 가구산업을 위한 해결 방안으로 지역 가구 협동조합이 중심이 된 새로운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개별적인 중소 가구기업 지원보다는 전반적인 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플랫폼 등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해 "2012년 가구산업이 경기도 특화산업이 된 이후 지난해까지 사실상 유명무실했고 가구 업계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상황을 타개하고 도내 가구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동 목표를 세워 유기적 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식적 플랫폼 조성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기 위한 내실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진동 경기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은 "플랫폼이 이제 단순히 중간 역할만 해주는 게 아니다"라며 "중간에 모인 정보와 각 주체의 유기성을 향상시켜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진정한 가구산업 혁신 클러스터가 되도록 모두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경기도 가구산업 생태계 조성과 이외의 공동·협력사업을 나중에 진행할 경우 기존에 네트워크가 형성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도 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단순한 플랫폼 조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황영성 과장은 "가구산업 위기는 물론이고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경기도 가구산업의 혁신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시기"라며 "경기도가 1차 발전계획은 2018년 마쳤고 지난해부터 2차 계획에 들어갔는데, 조만간 경기도 차원의 가구산업 토론회를 다시 열어 필요한 사항이 꼭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이기중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은 "이번 토론회는 정부·지자체와 지역 업계가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앞으로 토론이 지속돼 성과로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참석 패널: 이기중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홍진동 경기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 황영성 경기도 특화기업지원과장,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장, 추연옥 중소기업중앙호 경기중소기업회장,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현석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 정오균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 조영상 경인일보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