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임대료 걱정없는 '20년'… 저출산 극복 '다둥이네' 보금자리

다자녀 수원휴먼주택, '15번째 가족' 집들이
사진1-2)가족 사진
장춘일씨 가족과 조무영 제2부시장(맨 오른쪽)이 함께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2년 이상 거주·네 자녀 이상 혜택
관리비만 부담… 9회까지 재계약
직장·학교 고려 원하는 지역 가능

市, 200가구 확보 장기 목표 설정
4자녀 이상·무주택 188가구 파악
조무영 부시장 방문해 '입주 축하'

"집이 넓어서 너무 좋습니다."

넓은 거실과 깔끔한 주방. 지은 지 5년이 지났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지난달 29일 15번째 '다자녀수원휴먼주택'에 입주한 장춘일(49)·김명실(37·여) 부부를 만났다.



장씨 부부는 아이가 다섯이다. 첫째 태양(18)군부터 하은(16·여)·예은(10·여)·성은(8·여)·주은(6·여)양까지 1남 4녀다.

수원휴먼주택으로 이사하기 전까진 일곱 식구가 넓이 60㎡ 남짓한 다세대주택에서 살았다. 방은 두 개, 화장실은 하나였다. 일곱 명이 살기엔 턱없이 비좁은 공간. 단순 계산으로 한 사람당 10㎡도 안되는 면적에 산 셈이다.

이날 이사한 새집은 전용면적 73.8㎡에 방이 3개, 화장실이 2개다. 방과 화장실이 하나씩 늘어났다.

# 자녀 많을 수록 우선지원, 자녀수 같으면 소득순

수원시는 주거복지정책 중 하나로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은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가구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임대주택이다.

수원시에 2년 이상 거주하면서 주택이 없는 네 자녀 이상 가구 중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00% 이하인 가구에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자녀가 많을 수록 우선 지원 대상이 된다. 만약 자녀 수가 같으면 소득이 적은 순서다.

지난 2018년 11월, 6자녀 식구가 화서1동에 마련된 1호 수원휴먼주택에 입주했다. 같은 해 12월엔 8자녀 가정이 2호가 됐다. 지난해에는 자녀가 5명 이상인 12가구가 수원휴먼주택에 입주했다.

# 임대보증금·임대료 없이 최장 20년 거주 가능

수원휴먼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없이 최대 20년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임대 기간은 2년이지만, 재계약을 9차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없다. 매월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 가정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수원시는 다른 가구의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될 수 있는 대로 1층을 매입했다. 또 부모 직장·자녀 학교 문제 등을 고려해 대상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지원한다. 입주자 의견을 바탕으로 벽지·장판 등의 디자인을 정하고, 입주 전 깔끔하게 집을 수리해준다.

장씨 가족의 새집은 매향동 연립주택 2층이다. 보이긴 2층이지만, 1층이 필로티 구조(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만 설치한 개방형 구조)라 사실상 1층에 가깝다. 층간 소음 걱정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반경 500m 안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입주 첫 날 장씨 가족은 축제 분위기였다. 셋째 예은양은 "집이 전보다 두 배는 커진 것 같다"며 "거실도 넓고, 화장실도 2개라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첫째 태양군도 "이제 방을 혼자 쓸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예은양과 넷째 성은양은 쉴 새 없이 깔깔거리며 거실을 뛰어다녔다.

어머니 김씨는 "수원시에서 '무료로 주택을 지원해준다'는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이게 진짜로 있는 일인가?'하고 어리둥절했다"며 "그동안 형편이 빠듯해 저축을 거의 못 했는데, 주거비 부담이 줄어들어 저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0060201000111700004212

# 조무영 제2부시장 방문 입주 축하

이날 조무영 수원시 제2부시장이 집을 찾아 수원휴먼주택 입주를 축하했다. 조 2부시장은 "일곱 식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수원휴먼주택에서 지금처럼 행복을 유지하며 즐겁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씨는 "전에 살던 집은 7명이 함께 살기에는 너무 좁아서 아이들한테 미안했는데, 수원시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넓고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됐다"며 "나중에 은혜를 꼭 갚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답했다.

수원시의 장기 목표는 수원휴먼주택 200호 확보다. 2018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14호를 확보했다. 올해는 3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다자녀 수원휴먼주택 공급 업무협약' 체결도 준비 중이다.

한편 수원시는 주거 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다자녀가구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3~4월, 관내 4자녀(만 20세 미만)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실생활·주거 형태, 소득 수준 등 생활실태와 대상자가 원하는 복지 혜택을 상세하게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4자녀 이상 가구 중 무주택가구는 188가구였다. 4자녀 무주택가구가 159가구, 5자녀 23가구, 6자녀 5가구, 8자녀 1가구로 나타났다.

/김영래·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김영래·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김영래·김동필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