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증상불구 공항 검역대 통과
다음날 확진… 허위진술등 혐의

공항 입국 과정에서 해열제를 먹고 증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10대 유학생 등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방역당국에 허위진술 등을 한 혐의(감염병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부산 확진자 A(18)군 등 3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군은 지난 3월 25일 미국에서 많은 양의 해열제를 먹은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검역을 통과했다. A군은 입국 이틀 전부터 기침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었지만, 해열제를 먹어 미국 출국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 검역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A군은 입국 다음 날인 26일 자신의 거주지인 부산의 자택 인근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A군이 입국 과정에서 적은 '건강 상태 질문서'에 일부러 '증상 없음'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고발했다.

허위진술 혐의를 받는 다른 수사 대상자 1명도 A군과 비슷하게 해열제를 먹은 뒤 귀국한 해외 입국자로 나타났다. 나머지 1명은 당국에 직업을 '무직'이라고 속인 인천 학원강사 B(25)씨다.

B씨는 지난 3일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상태다. 경찰은 의료진의 의견을 반영하고 치료경과를 보면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인천경찰청은 최근까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명을 구속하고 23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A군과 B씨 등을 포함해 36명을 수사하고 있다. 총 60명 규모로, 자가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경우가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집합금지 명령 위반자는 12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사건은 더욱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집단 발병 가능성이 큰 무등록 방문판매·다단계 판매업체에 대한 단속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