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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레이서를 꿈꾸는 정수혁은 강인한 근성과 기술로 지난 2018년 루키 클래스 챔피언에 오르며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현재 카트레이싱 드라이버인 그는 올해 '로탁스 맥스 챌린지' 시리즈 포인트 부문에서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정수혁 선수 제공

'드리프트 국가대표' 아버지 영향 입문
고중력 '카트레이스' 허리통증 접기도
로탁스 맥스 챌린지 2위 질주·기업 후원
亞 최고 '슈퍼레이스6000 클래스' 1차 목표
"국내 여건상 쉽지 않지만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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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Formula one)은 운전석 하나에 바퀴가 겉으로 드러난 오픈 휠 형식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가장 높은 등급을 뜻한다. 공식 명칭은 FIA(국제자동차연맹)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으로 약어로 F1이라고도 한다.

공식적으로 1950년부터 시작됐고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전남 영광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F1은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3대 스포츠로 불릴 만큼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짜여진 코스에서 치러지는 데다가 자동차에서 내뿜는 굉음은 심장을 멎게 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2010년 이후 F1 선수 양성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는 듯했지만 이후 F1 코리아대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유망주 발굴도 시들해졌다. 하지만 레이서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도전은 여전하다.

수원 출신인 '카트레이싱 드라이버' 정수혁(19·수원과학대)도 마찬가지다. 정수혁은 어린 시절 아버지 정준용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정씨는 드리프트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역에서 활동 중인데, 정수혁은 아버지를 통해 자동차 경주에 대한 이론을 배웠고 뒤늦은 2017년부터 카트레이스의 운전대를 잡았다.

카트레이스(Cart Race)는 서스펜션 없이 드라이버와 카트가 하나로 연결돼 달리는 가장 기본적인 모터스포츠다. 모터스포츠 최강이라고 불리는 유럽에서도 카트를 거쳐 F3~F1까지 레이서를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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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수혁은 카트레이스로 활동하기 전 허리 통증으로 운전대를 잠시 놓았고 2018년 카트레이스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해 루키 클래스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정확한 회전 타이밍과 운동 신경에다 끈기와 체력까지 겸비해 우승을 차지했다.

또 정수혁은 올해 '로탁스 맥스 챌린지' 시리즈 포인트 부문에서 2위를 질주 중이다. 그의 재능을 인정하듯 레이싱 장비 업체인 '스파르코 코리아'는 미래 꿈나무로 그를 인정해 올해부터 후원하기도 했다.

정수혁은 "남들보다 뒤늦게 카트레이스에 입문했지만 매일 3시간씩의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있다"면서 "카트레이스가 작다고 무시할 수 없다. 중력이 3~4G까지 올라갈 정도로 매우 힘든 종목"이라고 전했다.

정수혁은 지난해 레이스 도중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도 당했지만 그의 신념은 아무도 막지 못했다. 정수혁은 "자동차 경주는 체력은 물론 강인한 근성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카트레이스는 박스형 자동차가 아니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어 모험과 도전의 스포츠"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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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혁은 아시아 최고 경주대회인 '슈퍼레이스 6000 클래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Stock Car·평범한 차량을 규정에 맞춰 경주용으로 개조) 레이스인 슈퍼 6000 클래스는 2008시즌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전을 통해 처음 등장했고 2016시즌부터 FIA의 공인을 획득했다.

또 2019시즌까지 12시즌 동안 한국, 일본, 중국에 위치한 다양한 서킷을 순회하며 레이스를 펼쳤고 총 20명의 우승 드라이버와 함께 7명의 챔피언을 배출하는 등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수혁은 "우선 1차 목표는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에 도전하는 것이고 2차 목표는 그 이상(F3~F1)도 내다보고 있지만, 국내 여건상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이제 시작'이라는 기분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멋진 플레이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