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은 물리적으로 정의하면 공기의 이동이다. 그런데 대표적 의서인 황제내경에 바람은 모든 병의 시작이라고 하였다. 동양의학에서 이야기하는 바람은 기후를 의학적 관점에서 여섯 가지로 구분한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바람과 열기, 건조함, 습기, 더위, 추위라는 육기(六氣)가 인체에 병을 불러오면 이를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로 규정하여 치료방법을 찾는다. 병은 곧 사기의 침범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기가 열을 타고 오기도 하고 더위나 습기를 타고 오기도 하고 건조와 추위를 타고 오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람이라는 것이다. 공기의 이동이라는 바람은 온도와 습도를 변화시키는 제일의 요인이다. 병과 관련해 보면 바람은 그 본질이 기(氣)이고 기(氣)는 인체에 유익한 정기(正氣)와 인체에 해로운 사기(邪氣)로 구분할 수 있다. 바람 자체가 곧바로 정(正)이나 사(邪)가 되는 것이 아니고 정으로 작용하고 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바람을 뜻하는 한자인 풍(風)을 보면 바람이 부는 일정한 공간(凡)안에 벌레(훼)가 들어있다. 인간도 나충(裸蟲)의 우두머리라고 하듯이 벌레(훼)는 크고 작은 유형무형의 모든 생명체를 의미한다. 우리가 숨 쉬는 허공에는 무한한 미세한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바람은 그저 공기의 이동이라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생명체의 이동이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람 속의 사기(邪氣)인 나쁜 생명체가 이동하면 그것이 전염(傳染)이다. 한 마을의 풍속(風俗)이 미풍양속인가의 여부는 그 마을 사람에게 달려있듯이 지구의 바람이 선량한가의 여부는 지구인에게 달려있다. 코로나19에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기 힘든 이유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