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금연벨7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 내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금연 벨이 고장난 채 방치되고 있다. 흡연행위 근절을 위해 설치된 금연 벨은 올해 7월 기준 51곳이 설치되어 있지만 설치 이후 관리는 부실한 상황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 올해 51곳까지 확대설치
흡연 경고 고장 일쑤 '유명무실'
"부실한 관리탓 세금 낭비" 지적


간접흡연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버스정류장과 공원 등지에 설치된 '금연 벨'이 설치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8일 오후 2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 내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금연 벨은 고장 나 있었다. 벨을 누르면 금연구역 내 흡연을 멈춰달라는 내용의 방송이 나와야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흡연행위 근절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는 안내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버스정류장 근처엔 담배꽁초와 담배포장지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다른 지역 금연 벨도 마찬가지로 고장 나거나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었다. 인천 부평구 문화의거리에 설치된 금연 벨의 경우에도 여러 번 눌러봤지만,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인근 여성 친화의 거리 내 위치한 금연 벨은 작동하고 있었지만, 방송 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바로 옆 길거리에선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주안역 광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진모(26)씨는 "정책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설치만 하고 관리는 안 하는 상황을 보니 어이가 없고 세금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금연 벨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다. 홍보부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남동구 인천터미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모(66)씨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 정류장을 자주 이용하는데 오늘에서야 처음 금연 벨을 봤다"며 "달랑 안내문 하나만 붙어있고 글자도 조그마해 사람들이 알아볼 수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2015년 금연구역 확대로 식당과 카페, PC방 등에서의 흡연이 감소했지만, 길거리와 버스정류장 등 실외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급증하자 예산 1천100여만원을 들여 자유공원과 동인천 북광장 등 21곳에 금연 벨을 설치했다. 이후 인천시는 금연 벨을 확대 설치해 올해 7월 기준 51곳까지 그 수가 늘었다.

하지만 설치 이후 관리는 부실한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많지 않아 상·하반기로 나눠 점검을 해오고 있다"며 "관련 민원이 들어와 7월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교체·수리가 필요한 지역을 파악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코로나19로 업무가 많아 금연구역 현장 점검을 나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군·구 단속반들과 협조해 점검과 홍보를 강화하는 등 미비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유창수기자 yo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