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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유튜브 콘텐츠와의 전쟁을 치르겠다"는 성기훈 가천대 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병원 방문·치료 포기하는 경우 '답답'
두달간 의학채널 이잡듯이 모니터링
휴일 활용 편집… 랜선진료실 업로드


"환자의 건강을 해치는 나쁜 유튜브 콘텐츠와의 전쟁을 치르겠습니다."

지난 6월 15일 유튜브 채널 'CKP(Cnacer Killer Project)'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성기훈(47) 가천대 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밝힌 포부다.

성기훈 교수는 "그릇된 의학·건강 정보를 알리는 유튜브 콘텐츠가 넘쳐나고 또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병원의 의사와 만나기 전부터 잘못된 정보를 머릿속에 넣고 오는 환자도 많다"면서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씩 상대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보다 내가 직접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편이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튜버가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범람하는 그릇된 콘텐츠를 그냥 놔두고 지켜만 보기에는 그 폐해가 정말 심각했다는 것이 성 교수의 설명이다.
성 교수는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어도 병원을 찾아 의사와 만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심지어는 그릇된 정보만 가지고 병원을 찾지 않고 질환을 키우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런 콘텐츠를 볼 때마다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콘텐츠 제작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 2개월 전부터 의학 관련 유튜브 채널을 거의 다 둘러봤다고 한다. 특히 유방암 관련 콘텐츠를 주로 모니터링 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콘텐츠는 너무 지루했고, 심지어 의사인 본인이 보기에도 어려운 것들도 많았다. 반면 인기를 끄는 콘텐츠는 너무 자극적이거나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환자들이 치료 경험을 토대로 만드는 콘텐츠는 위험한 것도 있었다.

고민 끝에 그가 만든 것이 환자와의 진료 장면을 그대로 녹화해 편집해 올리는 '랜선 진료실 체험' 콘텐츠다. 환자 입장에서 제일 궁금한 게 진료실인데, 가장 궁금한 진료 장면을 미리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물론 환자의 목소리나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그는 진료실, 치료실 등으로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진료 내용을 동영상으로 다시 본 한 환자는 복습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 개설 이후 거의 모든 휴일과 주말을 영상 편집에 쓰고 있다고 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가 한마디 했다. "사실 이런 활동이 저를 피곤하게 만들긴 해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러라고 의사 면허 준 것 아닐까요."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