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수1동 외국인 2018년 4천명 돌파
現 주민 1만여명 중 절반가량 추산
다세대 밀집지로 '월세 저렴' 선호
'상권 활성' 환영-'치안 문제' 갈등

최근 몇 년 사이 '국제도시 인천'에는 또 하나의 전국 규모의 다문화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다.
연수구 함박마을이다. 주민 1만여명 중 외국인 주민이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다수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등지에서 온 고려인이다. 이들이 왜 함박마을로 몰렸는지 누구도 시원스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성공적인 다문화 마을로 변할 것인지, 우려스러운 문제가 생길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인일보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新 고려인타운' 함박마을 이야기를 3차례에 걸쳐 풀어본다. → 편집자 주
지난 7일 저녁 연수구 연수1동 함박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러시아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한국말은 듣기 어렵다. '멜니쨔'(풍차), '구르만'(미식가), '사슬리쵸크'(꼬치구이) 등 러시아어 간판을 단 카페와 식당, 식료품점, 휴대전화 대리점 등이 도로를 따라 거리에 늘어서 있다. 마을 주요 상권인 함박로 300m 구간에만 러시아어를 쓰는 외국인 상점 24곳이 있다.
거리엔 퇴근길 식료품점과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즐겁게 대화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러시아어 간판의 당구장도 꽉 찼다. 모두 고려인과 러시아어권 외국인들이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여기가 한국인지 러시아인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타국 사람과 문화로 가득 찼다.

이날 함박마을 거리에서 만난 한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남성은 "한국에 들어오는 고려인들은 언어소통도 안 되고 적응도 어려워 러시아어 카페, 인력사무소, 공인중개사사무소 등이 있는 함박마을로 몰리는 것"이라며 "이곳에서 도움을 받으면 한국에 빨리 익숙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박마을이 속한 연수1동의 외국인 인구는 2014년 1천122명에서 2016년 2천명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4천명을 돌파하며 급증했다.
지난해 4월 4천291명인 외국인 인구는 올해 6월 기준 4천680명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함박마을 일대에는 외국인 6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추산된다. → 그래프 참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이 가장 많고 중국인과 베트남인은 소수다.
국내 고려인은 경기도 안산에 1만여명, 광주광역시에 7천여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박마을은 짧은 기간 전국 3위 규모의 고려인타운이 됐고, 인구 성장세를 고려하면 광주도 따라잡을 기세다.
고려인들 얘기를 종합하면, 원룸, 투룸 등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인 함박마을은 보증금 없이 월세가 25만~45만원으로 저렴해 한국 내 이주지로 선호한다. 몇몇 고려인이 터전을 잡고 고향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주를 추천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등 SNS 내 한국 이주 관련 러시아어권 커뮤니티에서 함박마을이 많이 언급되는 것도 한몫했다.

저렴한 집값 이외에는 왜 언제부터 함박마을이었는지 고려인들도 설명하지 못했다. 함박마을에서 영업하는 한 한국인 공인중개사는 "보조중개인으로 러시아어권 사람을 고용하고 있다"며 "러시아어권 직원이 집을 구하는 외국인을 소개하고 통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박마을은 고려인들이 정착하기 전부터 이미 슬럼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오히려 이들이 오면서 상권이 커지고 활력을 찾고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기존 한국인 주민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다.
마을의 한 한국인 상인은 "우리나라 가게들은 오히려 상권이 죽었다"며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문제, 걸핏하면 패싸움하는 치안문제 등 부정적인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박경호·유창수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