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근로자 요원한 꿈 '토요일 휴무'… 경기도 제조업 40% 넘게 근무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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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안산시 한 지방산업단지에 위치한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일하고 있다./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연차수당 못받고 월급 밀리기 일쑤
가공업 밀접 북동부권등 처우 열악
정부·지자체 지원책 '손길 못미쳐'


"토요일에 좀 쉬고 싶어요."

경기도 북동부권역 산업단지(이하 산단)의 한 염색공장에서 4년째 일하고 있는 A(43)씨의 바람은 남들처럼 토요일에 쉬면서 실수령액 기준 월급 180만원을 받는 것이다. 그가 '오전 7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150만원 남짓. 격주로 토요일 근무도 한다.



염색공장 특성상 기계가 멈추면 안 되기 때문에 간혹 손이 모자랄 때는 일요일에 출근해 주7일 근무를 한 적도 있다. A씨는 "빨간날(공휴일) 일해도 되고, 법이 정한 근로시간을 넘어도 되는데, 토요일 만큼은 제대로 쉬고 싶다"면서 희망 급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180만원은 받아야죠"라며 소박한 희망을 밝혔다.

그는 받아야 하는 임금이 얼마인지, 계약서상 근로시간은 언제까지인지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자신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세부내용을 몰랐던 것인데, 사측과 맺은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했다고 한다.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가 지난해 말 펴낸 '경기도 북부지역 섬유 가공·염색·피혁업종' 노동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측과 계약을 따로 맺지 않았다고 응답한 이들이 29% 달했고,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을 넘었다.

이처럼 도내 산단의 노동환경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본적인 준수사항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소재한 지역과 업종, 기업의 규모에 따라 처우와 관련한 편차가 크다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등 접경지역에 위치하면서 섬유 염색·가공업종이 밀접한 북동부권역 산단의 열악함이 두드러진다.

산단 종사자의 관점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유인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실정이다. 이는 경기도 제조업 분야 종사자의 40% 이상(추산)이 도내 산단에서 일하면서도 이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와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인근의 원단 제조업체에서 14년간 일했다는 B(50)씨는 "쓰지 못하고 남은 연차를 수당으로 주느냐고 물었다가 욕을 먹은 적이 있다"면서 "휴게공간은커녕 월급이 정확한 통보 없이 밀리는 일도 많다"고 토로했다.

반면 산단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조성하고자 정부와 지자체는 각종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산단 입주기업들의 취득·등록세를 면제해 주거나 일정 기간 재산세 일부를 감면해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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