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예인선도 태풍 피해 피항'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해 서해안 지역에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26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부두에 피항한 예인선들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강도 '매우 강'으로 발달한 8호 태풍 '바비(VABI)'가 26일 밤~27일 오전 사이 수도권에 영향을 끼치겠다.

수도권에 가장 근접할 시기는 27일 오전 4~5시로, 강풍반경이 매우 넓어 출근 시간대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은 최대 순간풍속 기록값을 태풍 바비가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태풍 바비는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약 200㎞ 해상에서 시속 19㎞로 북진 중이다. 중심기압은 945hPa, 최대순간풍속 초속 45m(시속 162㎞), 강풍 반경 330㎞의 '매우 강'한 태풍이다.

바비는 낮동안 매우 강한 태풍 수준을 유지하며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고, 오후 9시께 목포 해상을 지나겠다. 서울에 최근접 할 시기는 27일 오전 4~5시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열린 '8호태풍 바비 현황과 전망' 브리핑에 나선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서해안을 중심으로 순간최대풍속 초속 40~60m에 달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비보다는 바람에 의한 피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태풍 링링이나 볼라벤보다 바비가 더 강하게 다가오고 있어 더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찾아온 링링은 흑산도 인근에서 최대순간풍속 초속 54.4m이 나왔으며 인명피해 4명, 333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2012년 태풍 볼라벤은 최대순간풍속 초속 51.8m을 기록했고 인명피해 11명, 6천364억원의 피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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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태풍 바비 예상 경로 및 강도/기상청 제공

10시 예보에서 바비의 경로가 약간 서쪽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 예보관은 "우리나라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동쪽으로 예상보다 느리게 이동하고 있고, 바비의 속도도 빨라져 서쪽으로 예상경로가 이동한 것"이라며 "타원형 궤적으로 서해중부해상을 지날 것으로 보이는데, 1~2시간 정도 미세한 차이이고, 강풍 반경이 넓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서쪽과 동쪽엔 건조한 고기압대가 위치해 있다. 태풍은 이 사이로 이동하는데, 두 고기압 간 거리가 1천500㎞ 정도 밖에 안된다. 이에 따라 좌우측 경로를 정할 수 있는 통로가 정해져 있을 뿐 어느 쪽으로 갈 지는 유동적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실황 분석을 통해 모델이 예측할 수 없는 정보를 추가해 보완하면서 태풍 예보를 하고 있다.

우 예보관은 "서쪽 고기압대가 수치모델 영역보다 우리나라 쪽으로 근접해 있고, 동쪽 고기압대가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서쪽으로 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링링 당시 기압계가 현재랑 유사한데, 수치모델 예상보다 실제 경로는 더 동쪽으로 지난 점도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델과 예보 위상차이는 수십㎞지만, 태풍의 우측에 우리나라가 있고, 강풍반경이 370㎞에 달해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풍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 예보관은 "순간 돌풍은 초속 40~60m까지 예상되는데, 수도권 인근에선 출근 시간까지 겹쳐 체감이 심할 것"이라며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한 시설물 파손,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에 철저하게 대비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9호 태풍의 가능성도 점쳐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발생한 뒤 경로 예측을 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9호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도만 말할 단계"라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