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운영 방침을 내세우고 실상은 '아웃렛'식 영업을 했던 모다 부평점이 결국 '모다아울렛'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인근 상인들은 "모다가 본색을 드러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고, 부평구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모다부평점은 최근 건물 외벽의 'MODA' 간판을 '모다아울렛', 'MODA OUTLET' 등으로 바꿔 달았다. 각종 이벤트를 알리는 곳곳에도 '모다아울렛'이라는 명칭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모다부평점은 '백화점'으로 업종신고를 한 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후, 의류, 잡화 등을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하면서 아웃렛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모다 측이 백화점으로 업종을 신고한 건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 때문이었다. 공정위는 롯데백화점으로 쓰이던 매장 건물을 백화점 용도로만 사용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인근 상인들은 그동안 아웃렛과 다름없이 운영하는 모다 측에 대해 비판해 왔는데, 간판마저 아웃렛으로 바꾸자 "이젠 대놓고 아웃렛으로 영업을 하려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석준 부평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모다는 단순히 지역 상권을 침탈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 소상공인들을 모조리 '사지'로 내모는 파렴치하고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평구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명백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모다부평점은 본사 차원에서 전국 모다 BI(기업아이덴티티)를 통일하기로 해 '모다아울렛'으로 간판을 바꿨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업종은 백화점에서 아웃렛으로 변경하지 않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평구는 지역 상권을 지키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모다 측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내놓고 있다"며 "28일까지 관계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자문을 구하기 위해 공문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기초단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