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감지구 중학생, 등굣길 30~40분
시화MTV 인근 초교 걸어서 50분
학부모들 "신설 된다더니…" 분통
"택지개발만 하면 뭐하나요. '학교'가 없는데…. 집만 짓지 말고, 제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중투위)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신설·증축을 요청한 학교는 총 7곳이다. 교육청 표현으로 '우선적으로 꼭 돼야 하는 곳'에 집중하기 위해 전략을 썼지만 결과는 절반 이상이 '또' 탈락(9월 2일 자 1면 보도=신설·증축 요청 경기학교, 절반 이상이 또다시 '고배')했다.
지난 4일 찾은 시흥시 산현동 목감1중 부지. '시흥목감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으로 지난 2018년 조남중학교와 함께 개교 예정이었지만, 설립 수요 부족과 학구통합을 이유로 연달아 중투위에서 탈락해 현재 목감1중 부지엔 수풀만 무성했다.
목감지구 서쪽에 거주하는 학생의 경우 현재 조남중을 다니고 있는데, 이날 목감지구 내 중흥S클래스레이크힐스 앞에서 교육부가 학구통합 대상으로 거론한 논곡중까지 마을버스 6-B를 타고 이동했을 때 출·퇴근시간이 아님에도 도보 포함 40분이나 소요됐다.
현재 목감지구 학생들이 배치되는 조남중까지는 30분이 걸렸다. 조남중은 과밀학교 상태라 현재 리모델링을 통한 학급증설이 이뤄지고 있다.
인근 산현초 3학년 학부모 오모(41)씨는 "분명히 분양 당시에 중학교 2곳이 생긴다고 했다. 교통도 생활환경도 좋지 않은 목감지구에 온 이유는 학교 때문이었는데 학교를 지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 거짓말한 꼴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시흥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목감지구만 보면 1만2천여 가구가 입주했고 신도시로 영유아 발생률도 높아 신설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현장에서 생각하는 것과 교육부에서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다른데, 교육부에서 승인을 내지 않아 신설 자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복합해양레저단지로 시흥시와 안산시 일대에 개발하는 시화MTV 내 시화1초·중 통합학교도 고배를 마셨다. 이번엔 학구 분리 추진과 초·중 통합학교 설립 필요성 재검토 등의 이유에서다.
같은 날 찾은 시화MTV는 개발이 한창이라 복잡했고 인근 시화공단에는 많은 차량이 오가고 있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는 도보 50분 거리의 옥터초등학교다. 그 외 다른 학교도 시화공단을 지나야만 접근이 가능했다. 학교 설립이 예정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목감1중과 같은 설립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흥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은 이번에 중투위에서 탈락한 학교에 대해 12월 중투위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현장르포]'교육부 중앙투자심사 탈락' 경기 공공택지 가보니
수풀만 무성한 학교 부지… "개발만 하면 뭐하나"
입력 2020-09-06 22:20
수정 2020-09-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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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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