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심장성' 뇌로 가는 혈류 줄어 발생
몸에 뚜렷한 문제 없이 예후 양호한 편
'심장성' 부정맥 확인 심전도 검사 필요
심할 경우 '심장박동 조율기' 치료할수도
갑자기 아이가 쓰러져서 황급히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아이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자세를 가누지 못하는 증상을 '소아 실신'이라고 부른다.
소아 실신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하나는 과도한 신체·정신적 긴장이 원인이 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신체의 건강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은정 교수와 함께 '소아 실신'에 대해 알아보자.
소아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실신은 '신경심장성 실신'이다. 예전에는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불리던 유형인데, 대개 만 11~13세 사춘기 연령에서 생기고, 여아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경심장성 실신은 극심한 신체·정신적 긴장으로 혈관이 확장되며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혈압이 낮아지며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발생한다. 이런 경우 아이를 각도 조절이 가능한 테이블에 눕혀 '기립경사검사'를 받아 보는 것을 권한다.
자세 변화 상황을 만들어 혈압 차이를 확인하고 실신 증상을 재현해 진단하는 것이다. 다행히 신경심장성 실신은 몸에 뚜렷한 문제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약물·수술 치료가 필요치 않고 합병증도 없어 예후가 양호한 편에 속한다.
정도가 심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의 실신도 있다. 아무런 전구증상(前驅症狀)이 없거나 운동할 때, 누워 있는 상태에서 실신이 일어나는 '심장성 실신'이다.
이 경우 아이의 과거 병력이나 가족력이 중요하다. 첫 실신부터 심전도 검사로 위험한 부정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심전도와 혈액 검사 등의 결과에 따라 심초음파, 심장 MRI, 24시간 활동 중 심전도 검사를 추가로 하기도 한다.
심장성 실신의 주요 원인은 부정맥인데, 약물치료와 심한 경우 심장박동 조율기로 치료할 수 있다.
심장이나 중추신경계 문제가 아닌 실신은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신경심장성 실신은 아이에게 수분과 염분(소금)을 조금 더 섭취하도록 하면 좋다.
또 소아 실신이 발생할 경우 보호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은정 교수는 "보호자는 아이가 실신할 경우 깰 때까지 가능한 한 바닥에 바르게 눕혀주고, 그 모습과 의식을 잃은 시각과 기간을 잘 기억해야 한다"면서 "실신했을 때의 모습, 동반 증상 등을 자세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