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오직 기댈 것은 머리 위 불빛과 불빛에 비친 앞선 이의 발걸음. 어둠의 산을 그렇게 오릅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날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환난에도 땅을 박차고 일어선 우리지만, 지금의 위기는 헤쳐나갈 방향을 찾을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고 너와 나, 우리의 탄탄한 삶을 무너뜨렸습니다. 굳건하다 믿었던 사회 시스템에도 균열이 일었고 그 뒤틀린 틈 사이로 불신이 커져만 갑니다.
팬데믹 시대, 칠흑의 암벽을 오르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든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때입니다. 창간 75년, 사회의 등대를 자처한 경인일보의 어깨가 한 층 더 무겁습니다. 암흑의 시대에 절실한 대전환 사회를 더 깊이 고민하겠습니다.
글/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