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폐물 '통갈이' 생활소각재 둔갑
수수료 t당 3만원차 '5억원 편취'
운반기사 등 6명 입건 '검찰 송치'
경찰, 기관 통보 "여죄 수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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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사용 종료를 앞둔 수도권매립지 모습. /경인일보DB

1년 가까이 약 4천500t의 건설폐기물을 생활소각재인 것처럼 속여 수도권매립지에 버려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생활소각재의 매립지 반입수수료는 건설폐기물보다 t당 약 3만원 싸다. 폐기물 반입을 감시해야 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인천부평경찰서는 최근 사기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의 한 폐기물운반 기사 A씨 등 6명을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중순부터 약 1년간 수도권매립지에 건설폐기물을 생활소각재인 것처럼 속이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 기간 버린 건설폐기물은 약 4천500t으로, 폐기물 운반차량 1대당 약 20t의 쓰레기를 싣는 점을 감안하면 220여대 분량의 건설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셈이다.

서울 노원자원회수시설에서 배출되는 생활소각재를 수도권매립지로 운반하던 A씨는 중간 과정에서 다른 업체와 건설폐기물 처리를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생활소각재 반입용으로 등록된 차량에 건설폐기물을 실어 수도권매립지 통합 계량대를 통과한 뒤 매립지 내부에 있는 다른 건설폐기물 반입용 차량과 폐기물통을 교체해 매립 현장에 폐기물을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 이 같은 방식은 일명 '통갈이'로 불린다고 한다.

A씨와 건설폐기물 처리를 공모한 업체 관계자, 매립지 내부에서 이를 도운 기사 등이 모두 경찰에 입건됐다.

수도권매립지의 생활소각재 반입수수료는 t당 7만원 수준이다. 건설폐기물 반입수수료(약 9만9천원)보다 3만원 정도 싸다. 이 때문에 1대 분량(20t 기준)의 건설폐기물만 생활소각재로 속여도 약 59만6천원의 반입수수료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들이 건설폐기물을 생활소각재로 속여 얻은 이득은 5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폐기물 반입 감시에 구멍이 뚫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은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서울시 등 관계 기관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수사 중인 건 알지만 수사 사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부정한 방법의 폐기물 반입은 무조건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여죄 여부를 계속해서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