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들판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핑크 뮬리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핑크뮬리는 볏과 여러해살이 풀로, 원산지는 미국이지만 지난 2014년 국내 처음 소개된 이후 현재 전국 40여 곳의 공원 등에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안성 팜랜드나 포천 평강랜드 등이 핑크뮬리 명로소 꼽히면서 가을철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외래종인 핑크뮬리는 지난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로 지정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생태계 보호라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 사이에 놓이게 됐다.
생태계 위해성 1급인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후변화에 적응해 번식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에 제주도는 최근 2천300여㎡에 이르는 핑크뮬리밭을 모두 갈아엎기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 핑크뮬리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경기도는 현재 핑크뮬리 식재 장소와 재배 규모도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가 진행한 농정해양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철환(민·김포3) 의원은 경상북도가 최근 추가식재 자제령을 내린 사실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역에서는 새로운 소득 창출을 위해 식재하고 있는 상황인데, 도가 정확한 의견을 전달해 농가들이 손해를 보는 일을 미리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