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C(한국농어촌공사) 경인지역개발센터 직원들, 전문가 그룹이 무박 이틀 동안 제부도에서 지역상생포럼을 열었다. 2020.11.15 /한국농어촌공사 경인지역개발센터 제공 |
KRC경인센터·경인일보 공동
어민들 "생계인 어업 기반으로
누구나 찾는 어촌 만들고 싶어"
전문가 "격식 맞춘 뻔한것보다
내부 '꾸밈없는 매력' 보여줘야"
하루 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섬, 제부도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육지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불렸던 '저비섬'에서 벗어나 육지와 사람과 이어지겠다는 게 제부도가 추구하는 변화의 핵심이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제부도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마을 발전을 꾀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과 KRC(한국농어촌공사) 경인지역개발센터 직원들, 전문가 그룹이 무박 이틀 동안 난상토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역상생포럼에 참여한 최병천 제부도 어촌계장은 "저는 제부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지금 어촌계원 86명 중 40세 미만이 1명이다. 제부도는 귀어귀촌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학교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해 200만명 정도가 방문하는 제부도는 관광객이 어류 등을 남획하면서 어업 생산량이 줄어들고, 막상 와도 '볼 것이 없다'며 관광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어촌을 지원하자니 관광을 잃어 발전이 더뎌지고, 관광을 개발하자니 어촌이 무너지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명소나 맛집을 앞세워 관광지로 변모하는 게 아니라 마을사람들의 생계인 어업을 기반으로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어촌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상생포럼을 통해 '꾸밈없는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전문가는 주민들에게 "외지인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무언가 하다보면 격식에 맞춘 뻔한 것이 된다. 내부에서 즐겁게 하는 행동은 외부에서 보기엔 굉장히 매력적인 게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상인들이 중심을 차지하면 점점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속초는 장사마을을 어촌계가 운영하는데 오히려 상인들이 좋아한다. 다 끌어들이기 보다는 어촌공동체가 강력하게 힘을 가지고 이끌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대안학교를 유치하는 방법도 이날 포럼에서 거론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바꾸기 보다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관점의 변화'를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제부도의 바닷길은 굉장한 관광자원이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여기는 물이 빠지면 갈 수 있는 '감길'이 있다. (하루 두 번 밖에 길이 열리지 않는다는 걸 아쉬워할 게 아니라)길 자체를 강화해도 굉장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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