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2.jpg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 준비에 일선 학교와 교육청이 감독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은 수능 전 고3 마지막 모의고사 모습. 2020.10.27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거리두기' 입실인원 축소… 유증상 수험생엔 별도 시험실 마련

인천 고사장 1곳당 방역담당교사 최소 13명… 기간제까지 차출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치러지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 준비에 일선 학교와 교육청이 감독관 확보에 애를 먹었다.

시험실 입실 인원을 줄이고 당일 유증상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실을 마련하면서 시험실과 고사장 수가 늘고, 또 별도의 방역요원을 배치하느라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투입돼야 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3일 치러질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동원되는 인천지역 중등교사는 모두 5천480명으로 지난해보다 1천60명이 늘었다. 전체 중등교사의 73.4%가 참여하는 규모로 지난해 비율 59.2%보다 14.2%p 늘어난 수치다.

시험실 당 입실 인원은 지난해 28명에서 24명으로 줄여 밀집도를 낮췄고, 수능 당일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수험생을 위해 각 고사장 당 5개 교실을 확보함에 따라 고사장 수는 지난해 49개에서 올해 55개로 늘었다.

수험생들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확진자 발생 등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방역담당'교사도 지난해에는 없던 직책인데, 고사장 당 최소 13명 이상 배치된다.

수능감독관 업무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체력 소모가 많고 스트레스가 높아 기피업무로 꼽혀 학교 현장은 매년 구인난을 겪는다. 


113.jpg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3일 오전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 연수구 모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0.11.23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수험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 인력이 더 많아지다 보니 감독관 확보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학교 현장의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질환이 있거나 연령이 높고, 자녀가 수험생인 교사들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중등교사가 수능 감독 업무에 동원되고 있다.

인천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예년 같으면 동원 순위에서 밀려났던 기간제 선생님까지 감독관에 차출됐다. 진단서를 제출할 만한 질환이 아니면 사실상 거의 모든 교사가 감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교사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처음으로 감독관의 피로도를 고려해 감독관도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배치됐다는 점에서 교사들이 위안을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생님들이 감독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셨다"면서 "시험 당일까지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