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0억원… 내년 130억 전망
1부평균 이하 '주머니사정 빠듯'
축구계 안팎 "과감한 투자 필요"


5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 1으로 돌아온 수원FC가 모처럼 수원 삼성과의 '수원 더비'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시즌과 마찬가지로 1년 만에 '광탈(광속탈락)'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경기도 축구계 등에 따르면 수원시가 책정하고 있는 수원FC의 내년도 예산안이 130억원 상당이며, 시의회 예결위에서 조만간 해당 예산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의 경우 수원FC는 80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구단 운영비도 1부리그 기준 평균 운영비에도 못 미치는 수원FC가 기존의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2021시즌 1부리그에서 수원FC와 함께 경쟁할 수원 삼성의 경우 연간 예산안이 최소 200억원 가량, 인천유나이티드는 약 150억~180억원, 성남FC는 150억원 안팎인 것으로 각각 알려졌다. 안타깝게도 나머지 3개팀 모두 파이널B에서 '강등'을 피하기 위해 피눈물을 흘렸다.

김호곤 단장과 김도균 감독은 머리를 맞대고 1부리그 수준의 선수들을 영입 또는 재계약해야 하는데 시민구단이라는 특성에 의해 큰 예산이 투입되기 어려운 구조다.

프로리그 자체가 예산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할 경우 나락, 즉 꼴찌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수원FC 핵심들은 빠듯한 주머니 사정 속에서도 새로운 스쿼드를 짜겠다는 의지다.

축구계 안팎에서도 부족한 수원FC의 예산 사정에 대해 "수년간 시 세수가 줄었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난안전기금 마련 때문에 재정이 빠듯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신임 감독이 부임한 뒤 1년간 승격을 위해 사력을 다했고, 5년 만에 다시 1부리그로 올라섰는데 130억원의 예산 책정은 2부리그로 돌아가라고 등 떠미는 것이다. 염태영 시장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수원FC 관계자는 "본 예산에다 스폰서 등으로 20억원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꼴찌 대결을 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성남도 같은 사정일 텐데 1부리그 진출이 마냥 기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