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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자녀가 스파링을 빙자한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피해자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2020.12.15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 캡처

고교생 자녀가 스파링을 빙자한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피해자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는 지난 14일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인천 영종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부모라고 자신을 밝혔다. 아들 A군이 동급생으로부터 아파트 체육시설에서 동급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다는 내용이었다.

학부모는 가해 학생 중 1명이 딸아이에게 '너희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직접 가해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한 뒤 현장에 가보니 아들이 힘없이 축 늘어져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했다.

이 학부모는 사건 당일 아들이 매우 어두운 목소리로 "친구가 할 얘기가 있다고 불렀는데, 금방 들어갈게요"라고 한 전화 통화가 아들과의 마지막 대화였다고 했다. 119에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A군은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학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기절을 인지하고서도 119를 부르지도 않고 물을 뿌리고 차가운 바닥에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골든타임'도 놓쳤다"며 "영종도는 큰 병원이 없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물 뿌린 차가운 바닥에 아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닌 이유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학부모는 "아들이 깨어나도 온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고,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또 "관련법을 만드시는 분들은 제발 저희 아이와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국민청원 글은 15일 오전까지 10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은 상태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