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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퇴임을 앞둔 김헌기 인천지방경찰청 1부장은 "퇴임 후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이 신뢰하는 경찰이 될 수 있도록 후배들이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2020.12.27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남동구 데이트폭력 사건 계기
일선 경찰서에 TF 추진 '활약'
인질사건 교육·현장코칭 앞장

"그동안 경찰의 수사역량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경찰은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권을 갖는 형태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후배 경찰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랄 뿐입니다."

오는 31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김헌기(56) 인천지방경찰청 1부장은 "국민들이 1차 수사 종결권을 준 것이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경찰법 개정 시행 등으로 내년 1월부터 경찰의 권한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더욱 실력을 갖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이다.

김헌기 부장은 경찰대(2기)를 졸업하고 1986년 경찰에 입문했다. 그동안 경찰청 정책부서를 비롯해 인천지방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현장 수사경험은 경찰의 수사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 도입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사부서를 지휘하는 인천경찰청 2부장 재직 시절 인천 남동구에서 발생한 데이트폭력 사건은 전국 경찰에 데이트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해 예방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김 부장은 "데이트폭력 관련 사건 업무의 경우 수사, 여성 등 경찰내 여러 부서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예방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사건 이듬해인 2016년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관련 TF 구성을 추진해 각 경찰서에서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인질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전문 요원에 대한 훈련·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은행 창구에서 고액의 현금이 인출될 경우 은행이 의무적으로 112에 신고하도록 하는 체계도 직접 만들었다.

현장 경찰들의 수사 상황에 대해 경찰서와 지방경찰청, 경찰청 등의 유기적인 지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112 현장코칭제도 도입도 주도했다. 대부분 인천경찰청 근무 시절 사건들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이른바 김광준 검사 비리사건과 전 인천시장 굴비상자 2억원 뇌물사건 수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헌기 부장은 퇴임 후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경찰 생활의 3분의1 이상을 인천에서 근무해 인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며 "퇴임 후 조금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