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 소설부문에선 20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랐고 단편소설 '은유와 고조', '파랑', '그래도 해피 크리스마스', '재연과 재연과 재연의 사이' 등 4편이 막판까지 심사 경쟁을 벌였다.
홍기돈 심사위원은 "신춘문예는 신인들의 등용문인 만큼 선별기준을 주제의식이라든가 형식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움에 둘 수밖에 없었다"며 "이에 동시대와 호흡하는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평했다.
박규숙 당선자는 "(지난 세월동안)절박하게 희망했던 많은 꿈들이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지만 초등학생 시절 꿈인 소설가는 늦게나마 이룰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누군가 봐주지 않더라도 내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 부문은 전체 응모작 중 10편이 예심을 통과했고, 황정현의 '핑고'와 강현주의 '고양이' 등 두 편이 본심에 올라 당선작 경쟁을 벌였다.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 탁월한 상상력을 통해 존재의 모순을 해체해 시적 언어로 편입시키는데 성공한 황정현의 '핑고'를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문태준 심사위원은 "발상의 전환을 도모하는 다채로운 경향의 시편뿐만 아니라 인간 본연의 층위를 건드리는 시편들을 통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의 자리를 살펴보았다"며 "이 중 모던한 시적 상상력으로 고유한 사물을 새롭게 견인하면서 긴장감 있게 구현한 작품을 뽑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정현 당선자는 "작은방 낡은 의자에 오래도록 앉아있었습니다. 삐걱삐걱 의자가 소리를 내면 제 뼈들도 뚜둑뚜둑 화답을 합니다. 그렇게 저도, 의자도 함께 낡아가겠지요.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출 때까지 의자에 앉아 있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김명인 심사위원장은 "올해 신춘문예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았다. 때문인지 다수의 작품에서 현 상황을 담담하게 풀어내고자 하는 작가들의 성향이 그대로 묻어났다"며 "인간 본연의 층위를 건드리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작품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신인등용문인 신춘문예의 문턱을 넘은 당선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