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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빅케어 대표는 최근 서울 삼성동 그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비록 정치에서는 은퇴했지만 정치인이었을 때와 스타트업 대표로 있는 지금, 방식은 다르지만 세상을 행복하게 하려는 것과 '연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치와 '확실한 거리두기'
33세에 시작… 5선 국회의원 등 거쳐
공인으로서 높은 기준에 맞춰 살아와
그때나 지금이나 목표는 '행복 찾기'

# 스타트업 도전도 '연정'
젊은 창업자·전문가와 손잡아 시너지
신뢰 활용 기업에 활력 불어넣는 역할
창업 고민하는 분들에 '혼자 하지 마라'

# 헬스케어 이어 '마음케어' 준비
작년 코로나 위험도 자가 평가앱 선봬
유저 제공 정보 담아 세밀한 서비스로
디지털 백신 개발… 건강한 삶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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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를 퇴임하고 2년여만에 다시 만난 남경필 전 도지사는 정치인의 정장을 벗고 스타트업을 상징하듯 단정한 캐주얼 차림이었다. 단순히 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가는 삶의 무대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느낌을 줬다.

5선 국회의원이자 전 도지사로서의 답변을 요구받는 질문에는 거리를 두면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빅케어'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대답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남 대표는 "많은 분들이 편안해 보인다고 하신다"며 "33살에 정치를 시작해 50대 중반까지 20년 넘는 시간을 공인으로서 높은 기준에 맞춰 살아왔지만 지금은 기업인이니까 그 기준점이 조금은 낮아져서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은퇴 선언 이후 정치와는 확실히 거리를 두고 있는 남 대표는 "지난해 총선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설명했더니 별다른 말 없이 돌아가셨다"며 "사람은 가슴이 뛰고 행복한 일을 해야 한다. 지금이 그렇다"고 스타트업 빅케어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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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대표는 그러면서 "정치할 때나 지금이나 목표는 비슷하다"며 "정치할 때 정책을 가지고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해주자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기업을 통해 만들어낸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차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은퇴 선언

남 대표는 "'내가 여기(정치)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구나'하는 것을 절감했다"며 "정치가 갈등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해결하고 다른 생각을 혼합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했는데 도지사 퇴임 후 정치가 굴러가는 모습을 보니까 내가 생각한 정치와 다른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어 은퇴를 선언했다"고 했다.

이어 "연정도 해봤고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기 때문에 정치에 미련이 없다"면서도 "다만, 세상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커다란 파고가 닥쳐오는 시기에 국내 내부적으로 서로 통합되지 못하는 것 같아 시대를 바라보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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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정치 은퇴를 선언한 뒤 눈을 돌린 것은 스타트업이었다. 도지사 재임 당시에도 스타트업캠퍼스와 경기도주식회사 등과 같은 플랫폼 생태계에 관심을 보였던 그가 직접 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2012년에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를 지내면서 퀵서비스 배송 기사들의 처우문제 해결에 나섰을 때, 정치에 몸담으면서 플랫폼 경제를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라고 눈여겨봤을 때, 스타트업 기업 육성 지원 정책을 시행할 때 등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그를 스타트업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남 대표는 "정치에서는 이겨야 할 상대가 있지만, 경제에서는 서로 가진 강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며 "우리 고객 중에는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다. 정치할 때 못한 통합이 경제에서는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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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의 연속, 스타트업

스타트업 대표로 경제계에 뛰어들었지만, 정치인 남경필의 연정은 이어지고 있다.

남 대표는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와, 또 전문가와 연정을 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 성공한 기업들도 처음에는 2~3명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기업을 키워온 것처럼 '신뢰'와 '편의', '전문성'이라는 세 부분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신뢰·편의·전문성 중에 남 대표가 맡은 부분은 '신뢰'다. 살아오면서 좋은 관계를 맺게 된 많은 사람들과의 신뢰를 활용하고 그간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는 서비스에 편의성을 더하고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하나의 서비스를 개발한다.

남 대표는 지금 도지사 시절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31살의 젊은 창업자와 함께 빅케어를 이끌어가고 있다. 거기에 사무실 한쪽, 빼곡히 적혀있는 사업 구상안 사이로 등장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이름은 남 대표가 스타트업에 대해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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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런데 혼자하지 말아라'이다"라며 "열정과 기술을 읽는 능력을 갖춘 젊은 이들과 협업해서 서로 모자란 것을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이 느끼는 욕망과 공포는 비슷하기 때문에 자신을 잘 성찰한다면 좋은 사업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며 "아이디어만 있다면 기술은 이미 나와 있고 투자할 곳을 찾는 자본도 적지 않다"고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빅케어'

남 대표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이 한창 주가를 올릴 때 그 가능성에 관심을 가졌지만 그것만으로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기업과 기업을 잇는 플랫폼을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의 빅케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빅케어는 다가올 시대에는 '헬스케어'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남 대표의 미래관이 담겼다. 자연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슬로건인 'Go Green'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Go Life'로 바뀔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빅케어는 지난해 코로나19 위험도 자가 평가 앱을 선보였다. 건강검진 등으로 개인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모아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은 물론, 주변 환경이 얼마나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지에 대해 평가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빅케어는 세계 25만명 코로나19 환자의 기저질환 데이터를 모으고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위치 정보를 얹었다.

올해는 '마음케어'를 준비하고 있다. 곧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마음케어는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심신을 달래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유저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담아 더욱 세밀한 서비스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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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대표는 "빅케어는 디지털 백신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며 "건강데이터를 가지고 예정된 불행(질병·사망 등)을 막고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어 "약을 투여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건강하게 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업가가 정치에 도전하는 경우는 많지만 그 반대는 거의 없지 않았냐'는 질문에 남 대표는 "거의 처음 아닐까요? 그러니까 더 성공해야죠"라는 말로 스타트업 대표 남경필이 경제계에서 드러낼 존재감을 예고했다.

글/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사진/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남경필 대표는?

▲ 2014년 7월~2018년 6월 제34대 경기도지사

▲ 2012년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

▲ 2010년 9월~ 2011년 11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 2008년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

▲ 1998년 7월~2014년 5월 제15·16·17·18·19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