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로나로 3·4월 개학 연기
1학기 급식 시작도 못한채 중단
친환경농산물 생산 포기 '속출'
기업 재택근무 확산 '매출 타격'


코로나19로 전국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되고 기업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급식을 납품하는 위탁급식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12일 경기도 지방행정 데이터 개방시스템(경기데이터드림)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이 내려진 지난해 3월12일 이후 경기 지역 위탁급식영업 인허가 업체 7천963개 중 281개(3.52%) 업체가 폐업했다.

특히 피해는 중소규모 학교급식업체에 집중됐다.이들은 학교와 학기 또는 1년 단위로 계약해 영업하는데 지난해 3월과 4월 개학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2020년도 1학기 학교급식을 시작도 못 한 채 한 달여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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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개학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6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다솔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급식실에 설치된 투명가림판과 식탁을 소독하고 있다. 2020.5.26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특히 계절성이 높은 계약재배 농산물이나 학교급식용으로만 판매되는 친환경농산물 공급 업체들은 제품을 폐기하거나 생산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기도·서울 25개 학교에 위탁급식을 계약한 이용규(68) F 업체 대표는 "등교 인원이 3분의2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5%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학교에서 비용을 사후 정산하는 구조라 납품하지 못한 식자재는 모두 비용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올해 단 한 건의 학교와도 납품 계약을 하지 못했다. 나라장터에 올라온 학교급식 위탁건 입찰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기업체에 급식을 위탁 공급하던 업체들의 피해도 크다.

시흥과 인천 등에 위치한 기업에 단체급식을 공급하는 S푸드 관계자는 "관공서 재택근무가 많아지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도 악화되면서 식수가 줄어든 반면 인건비는 줄일 수 없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의왕시 삼동에서 근처 철 선반·밀링 제조업체 근무자들에게 급식을 공급하는 신성식당 오덕섭(65) 대표도 "제조업이 어려워 급식업체도 매출이 덩달아 반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아워홈은 지난해 3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잠깐 1단계로 내려갔을 때 회복세를 띠다가 연말이 되면서 다시 주춤해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이 업체는 구내식당 메뉴를 테이크아웃 전용 제품으로 바꾸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간편식을 출시하면서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시흥에서 수출업체 100여곳에 급식을 위탁 공급하는 H푸드 관계자는 "모아둔 돈을 끌어쓰고, 대출받는 등으로 버티고 있다"며 "정부가 세금 신고라도 유예해주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