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이후 가장 따뜻했던 1월기록
겨울 북서풍 약화·여름 길었던 장마
기상이변 빈발… 예측서비스 만전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의 지난해 날씨가 관측이래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을 기록하는 등 "2020년은 날씨가 기후위기를 증명한 해"라는 기상청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백령도의 연 누적 강수량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14일 기상청이 내놓은 2020년 기후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백령도의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2.1℃로 2000년 11월1일 관측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백령도 연평균 기온은 2018년 처음으로 12℃를 돌파했고, 2016년이 11.9℃로 세 번째로 높았다. 백령도의 지난해 연평균 최저기온도 9.7℃로 2020년은 백령도에서 역대 가장 따뜻한 해로 기록됐다. 2019년의 연평균 최저기온은 9.3℃였다.
폭설과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난해 백령도의 연 누적 강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백령도의 강우량은 1천258.4㎜로 2007년 기록(1천213.9㎜)을 13년 만에 갱신했다. 2010년 1천50㎜(3위), 2011년 988.1㎜(4위), 2008년 892.7㎜(5위)였다.
기상청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따뜻했던 1월을 기록했고,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철 집중 호우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가 이처럼 따뜻했던 이유는 1~2월이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고온 현상이 나타나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북극 냉기를 머금은 북서풍이 약해져 우리나라 기온이 올라갔다.
여름철엔 강한 일사와 잦은 남서풍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해 더위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이 지연되면서 집중호우와 비가 잦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3.2℃로 역대 다섯 번째로 높았고,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16년(13.6℃)이었다. 장마철 강수량은 693㎜로 2위를 기록했고, 연 누적 강수량은 1천591.2㎜로 여섯 번째로 많았다.
박광성 기상청장은 "2020년은 긴 장마철과 집중호우, 많은 태풍 등 기후변화가 이상기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것을 확실히 알려준 해"라며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날씨 예측 및 기후서비스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