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테크노밸리 활용안 불명확
시설관리직 "그만 두라는 얘기"
최소한 사전에 의견 물었어야"
"정규직 전환돼서 정말 기뻤는데…지금은 오히려 독이 됐네요."
경기도의 공공기관 이전 결정으로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미화·경비·시설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민간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이들은 지난해 1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 소속 정규직이 됐는데, 광교테크노밸리에 대한 활용방안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채 경과원 이전이 결정되면서 함께 이삿짐을 싸야 할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과원이 빠져나간 후 광교테크노밸리를 어떻게 활용할지 미지수인 가운데 '남아도 걱정, 옮겨가도 걱정'이라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었으면 근무지가 재배치됐겠지만, 경과원 소속 정규직인 만큼 운명을 함께하게 됐다. 1년 전의 기쁨이, 지금은 고통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는 얘기다.

15년째 광교테크노밸리 방재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먼 타 지역으로 가라는 것은 우리한텐 그만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사무직원들하고는 상황이 다르다. 아마 기관이 옮겨가면 몇개 층을 임대해서 쓰는 정도일텐데 그러면 지금만큼의 관리 인력은 쓸모가 없어진다"며 "광교테크노밸리를 다른 곳에 매각하거나 임대용으로 쓰게 될 경우 저희는 (입주하는 업체들과의 관계에서) 다시금 용역회사 직원처럼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희도 도민이고 이재명 도지사를 지지했는데 최소한 사전에 의견이라도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B씨도 "같이 옮겨가라고 하면 청소하러 아침에 버스, 기차 타고 가야 한다. 생계를 제가 책임지고 있는데 눈앞이 캄캄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일자리를 잃고 이곳에 어렵게 들어왔다. 정규직이어서 좋았는데 몇 개월 만에 이렇게 됐다. 아직도 (도나 경과원에서) 우리는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가 없어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측은 "도지사는 '공공기관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분들은 이전 결정으로 삶을 뺏길 처지가 됐다.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될 문제"라고 역설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