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김연경 어떻게 하나?

12년만에 복귀 학폭사건 터져
팀 혼란·부상투혼 감내… 안타까움
그런데도, 체육계는 고작 미봉책
이제는 원로 대가들에 해답구해야
논리 따지고 전문학자 공조 더해

김재일 범사
김재일 前 경기도검도회장·검도 범사
국내 복귀후 소속 선수들의 학폭 논란과 본인의 부상 투혼까지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낸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가 프로배구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12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김연경은 소속 팀에서 과거 학창시절에 후배 선수들에게 체벌한 것이 문제가 돼 해당 선수들이 축출당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아깝다! 대물(大物) 김연경이 혼자 활약하고 있다. 빼빼 말라 보이는 긴 팔, 긴 다리의 체격 조건은 아무리 봐도 힘있어 보이는 체구의 인상은 아니다. 12년 만의 복귀와 흥국생명의 학폭 논란 그리고 부상 투혼과 MVP 수상으로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시즌.

그러나 그런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그의 기량은 단연 돋보인다. 난데없이 돌출된 동료 선수들의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문제가 돼 승승장구하던 팀이 흔들리고 말았다. 김연경의 기량이 아깝다. 그런 그가 외로운 분투를 감내해야 하는 안타까움을 본다.

우리는 가끔 부패된 곳을 접할 때가 있다. 그곳에는 반드시 파리가 들끓는다. 그 파리를 잡는 것이 고작이다. 부패한 곳에서 파리를 잡는다고 해서 파리가 박멸될까. 부패를 방지하기보다 이미 부패된 현장을 없애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부패의 원뿌리를 뽑아야 한다. 체육계에서 이런 사건은 비일비재했다. 그럴 때마다 해당 선수나 관계자들의 영구 제명이 고작이다.



체육계 수장이나 정부는 책임이 없단 말인가. 어느 정부, 어느 지도자가 단기 아닌 장기 대책을 강구했던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해결했던가, 대한체육회장이 했던가, 국회의원들이 했던가, 아니면 더 윗선의 대통령들이 했던가.

한두 번도 아니고 사건이 날 때마다 영구제명 혹은 법에 의한 처단을 했다. 그래도 꾸준히 발생하는 폭력, 성추문, 금전추문, 심판매수, 스카우트 잡음, 군대 수준의 체벌 등 많은 사건들이 계속 터져 나왔다. 모든 사건은 그 잘못을 지적하는 안목이 있다면 대안도 따라야 한다. 대안이 실효가 없다면 차선책이라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도대체 영구 제명이 답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모르긴 해도 이때야말로 가장 깊은 한숨을 쉬는 부류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피해 당사자들의 분노와 슬픔은 물론 깊은 아픔에서 나오는 한숨이야말로 다 표현을 못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깊은 우려와 함께 마음 아파하며 한숨짓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깊이 관여하고 경험을 쌓아온 노 대가들일 것이다.

그들에겐 어떤 해법이 있을까. 꼭 기대했던 답이 없더라도 가장 무게 있는 답이 나올 것이다. 시대적인 조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경험해 본 체벌 또는 부정한 사건까지 경험이 풍부한 대가들의 답을 구해야 한다.

물론 10명 이상의 70~80대 원로들의 의견 청취를 말한다. 그것에 더해 교과서적 논리를 부합해야 그나마 가장 원만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하나의 사건에는 가해한 선수 본인의 잘못된 행동 외에 그런 실수를 하게끔 성장시킨 사회적 책임까지 그 선수 외적인 부분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바로 원로 대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면 분명히 해답에 가까운 답이 나올 것이다.

물론 원로 선정에도 과학적인 선별이 뒤따라야 한다. 최고의 기량을 가졌던 경기기록, 최상의 지도경력 그리고 최상의 체육 행정 경험, 최상의 형식적 학위 아닌 연구실적, 저술실적과 기타 그 분야의 공적을 경험한, 종목을 초월한 원로들의 의견수렴이 최선책이다. 연후에 극히 형식적이지 않은 주기적 또는 정기적, 도덕·수양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교육 또한 일차적 자문은 앞의 원로들에게서 구하고 전문성 있는 학자와 함께 계획을 세워야 한다.

멀리 볼 것 없이 바로 화랑제도, 경당태학제도의 현실적 실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언급하기조차 싫은 지도층 인사들의 추악한 사건들을 보면서 이런 사회에서 누가 누구를 힐책하고 징벌한단 말인가. 부패청산의 방법은 없는 바도 아닐 것이다. 꼭 기억할 것은 사람이 사는 동안 절대로 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건강한 사회의 실현은 거울처럼 맑게는 못한다. 부패를 최소화시키는 방법이 최선이다. 엉뚱하게 피해 보는 배구 스타 김연경이 안쓰럽다.

/김재일 前 경기도검도회장·검도 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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