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항 인근 캠핑족이 두고간 쓰레기 방치2
14일 오후 화성시 서신면 영종로에 캠핑족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방치되고 있다. 2021.3.1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불법 낚시꾼' 몰리는 화성호 인근, 술병·라면 봉지 등 방치된채 쌓여
주차구획 있는 공터엔 생활폐기물까지… 市 "현장 확인한 뒤 치울 것"


화성시 궁평항 인근 간척지가 쓰레기로 시름하고 있다.

간척 이후 그대로 방치되면서 특별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까닭에 캠핑이나 낚시를 즐기는 많은 이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기 때문이다.

14일 찾은 화성시 서신면 화성호 인근 도로. 영종로라 이름 붙여진 이 도로 2차로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차량으로 가득했다. 차량 행렬의 길이만 수백m. 40여대의 차량이 끝없이 줄지어 있었다.

차량에 탄 시민들이 향한 곳은 바로 앞에 위치한 미등록 낚시터다. 지대도 낮고, 물도 깊고 물고기도 많아 낚시하기에 딱 좋은 장소다.

게다가 높게 자란 갈대숲과 앞쪽에 위치한 작은 언덕은 낚시를 즐기는 이들을 자연스레 보호해주고 있었다. 약 200m 물가에 줄지어 자리 잡은 낚시꾼 30여명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낚싯대를 지켜보기 바빴다.

이곳은 등록돼 있지 않은 낚시터다. 앞엔 '농업기반시설의 보호'를 위해 낚시행위를 금한다는 안내문도 표시돼 있다. 하지만 빛이 바랜 안내문이 무색하게 매 주말이면 경기도 곳곳에서 낚시꾼이 몰린다.

관리하는 이도 없어서인지 이들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도 잔뜩 쌓여 있다. 갈대숲 사이로 형성된 오솔길 사이엔 각종 낚시 도구부터, 카시트, 라면 봉지, 술병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넘치다 못해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낚시를 하고 있는 이에게 물어봤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정체불명의 언어가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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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화성시 서신면 영종로 일대에 불법 낚시꾼들이 무단투기한 각종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다. 2021.3.1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이곳에서 1㎞ 떨어진 곳엔 공터와 주차 구획 50여개가 설치돼 있다. 설치된 작은 정자 2개가 오래전 도로가 생겼을 때 휴게소 자리로 낙점된 것임을 알려줬다. 주말 나들이를 즐기러 온 듯 빼곡하게 차 있는 차량이 눈에 띄었다. 얼핏 세 봐도 40여대를 훌쩍 넘겼다.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가져온 텐트를 쳤고, 그 사이론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뛰어놀았다. 어른들은 한 데 모여 삼겹살을 굽거나, 술잔을 기울였다.

이들 사이로 어김없이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바다로 향하는 언덕엔 술병부터 굴 껍데기, 타다 만 장작 등 각종 생활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도로 한 쪽엔 전에 다녀간 사람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각종 비닐과 1회용 그릇, 음식물 쓰레기가 내팽개쳐져 있었다.

남양에 거주한다는 A씨는 "조용하고 한적해서 가끔 생각날 때 아이들이랑 찾는다"며 "따로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없어 저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다"고 했다.

화성방조제로 만들어진 17.3㎞에 달하는 넓은 호수는 제 쓰임새를 찾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됐고, 아직 지적등록도 되지 않았다. 아는 사람만 알아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퍼진 이곳은 찾는 이에겐 낙원이나 다름없다. 넓은 평지로 바다까지 보이는 데다, 별도로 관리하는 인력도 없는 까닭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넓은 지역에 치우는 인력은 한정돼 있다 보니 힘든 부분이 있다"며 "현장을 확인한 뒤 주말께 초과근무를 통해 치우겠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