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지난달 초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와 폭력진압이 격화되고 있다. 15일(한국시간) 현재 미얀마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군부의 쿠데타를 종료시키기 위한 활동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미얀마인 소모뚜(46)씨는 한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 노동자, 활동가 등을 규합해 얼마 전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를 결성했다. 소모뚜 위원장과 회원들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에 맞서 싸우는 자국민들을 돕고 있다. 소모뚜 위원장은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얀마에선 '오늘 한 명이 목숨을 잃으면 내일 두 명이 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말을 구호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현지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것이다.
미얀마의 고통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을 겪은 한국으로서는 남 일 같지 않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한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찌감치 긴급성명을 내고 "쿠데타 종료와 함께 우리 정부와 유엔, 각국 정부가 미얀마의 민주주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발맞춘 한국 정부도 최근 미얀마 군부의 시민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군 협력 중단, 전략물자 수출 제한 방침 등을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에 대해 제재에 나선 것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처음이다. 소모뚜 위원장이 우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요청한 미얀마인들의 비자 발급 연장도 시행된다. 법무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국내에 거주 중인 2만5천여 미얀마인들에게 체류 기간이 만료돼도 자국의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한국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 미얀마 군부를 압박하고 무력 진압을 막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에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한국이 답한 것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나서지 않는 국가들과 달리 '미얀마의 민주주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국 정부에 소모뚜 위원장과 미얀마인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소모뚜 위원장의 SNS에는 '꼭 한국에 은혜 갚겠다', '감사하다'는 등 미얀마인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연대해 미얀마 시위대의 안전과 민주주의를 지켜 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각국의 대응 여부는 해당 국가가 추구하는 민주주의 가치 정도를 가름해줄 것이다.
[사설]미얀마 유혈사태, 국제사회 연대해야
입력 2021-03-15 20:09
수정 2021-03-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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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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