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쌓여있고 비닐하우스 가건물
전문가 "고압선 지나면 보통 꺼려
개발정보 없이 사는 건 비상식적"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 아내가 산 3기 신도시 토지는 전 장관 측이 "사업장 근처 야적장을 임대로 활용해 오던 차에 해당 토지를 소유한 지인의 권유로 야적장 용도로 매입하게 됐다"는 해명과 달리 꾸준히 밭으로 쓰여온 것으로 보인다.

야적장은 '철근·모래 등과 같이 눈이나 비에 젖어도 상관없는 골재를 일시 또는 장기에 걸쳐 쌓아두는 장소'다.

하지만 16일 찾은 해당 토지에는 밭작물이 재배되고 있었고 경작 시기에 맞춰 쓸 비료도 수십포대나 적재돼 있었다.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가건물이 있지만 경작을 위한 도구들이 놓여 있어 야적장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전 장관 측의 해명과 다른 셈이다. → 위치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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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3일 공무원들의 수장인 전 장관은 "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를 통한 재산증식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의 철저한 수사를 거듭 약속한 바 있다. 감췄거나 아니면 몰랐다 하더라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토지의 거래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황상 투기행위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본인도 아닌 배우자 명의로 매입한 땅이 한 달도 안 돼 3기 신도시로 지정됐다면 누가 봐도 사전 개발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3기 신도시란 대형 개발 호재가 없는 한 일반인의 경우 고압선이 지나는 토지는 감정평가에서 감가(평가가격 감소)되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땅을 3억원이나 들여 매입했다는 것만 봐도 사전에 개발 정보를 이용해 사들였을 정황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송전선이 지나가는 땅에 대출을 껴서 샀다는 것은 투기가 아닌 이상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산 장상동 일대 토지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내 토지를 3기 신도시 지정 고시 전에 매수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며 "정황상 개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입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