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루션은 데스크톱 고속충전기 1포트 추가
5천원 가격으로 예산 수억원 절감 '대만족'
결국 시스템 사용않고 불법 피하고 세금 아껴

우선 보통 사무실에 영업차 방문하는, 혹은 스크린골프 연습장이나 함께 라운딩을 한 대리점 사장이나 유지보수 업체 대표 등에게 구매 의사를 알려준다. 이번 기회에 은혜를 갚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당연하게 주문 의사는 공식 문서가 아닌 구두로 밝힌다. 어차피 조달과정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리점 사장은 본인이 판매권을 지닌 회사의 조달품목을 공무원에게 알려준다.
공무원은 조달청을 통해 컴퓨터를 사겠다고 내부결재를 마치고 구매부서에 구매를 요청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리점 사장과 은밀한 거래가 시작된다. 이른바 '사양작업'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소기업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
해당 자치단체도 나라장터(조달 구매처)에 올라온 것을 대상으로 구매하는 것도 경쟁을 거치기 때문에 사양을 유리하게 꾸민다. 공무원과 업계 관계자만 아는 사양작업의 결실은 결국 특정제품의 구매로 이어진다. 조달구매의 외피를 쓴 수의계약이다. 대리점 사장은 컴퓨터를 '조달'에 올려놓고 판매하는 본사에 해당 관공서의 조달구매가 시작됐다고 알릴 것이다. 그래야 돈이 생기니 당연지사이다. 구매와 납품, 설치가 완료되면 컴퓨터를 파는 본사는 지역 대리점 사장에게 세금계산서 등을 발행해 공식적으로 영업비용을 준다. 물론 설치도 지역 대리점 몫이다. 이 영업과 설치비용은 대략 매출의 30% 수준이다. 이 대목이 조달 거품의 가장 큰 뿌리이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본사에서 해당 관공서 부서에 실제 영업자가 그 대리점인지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묵인과 호응 속에 음성적으로 챙긴 영업비용 모두가 대리점 사장 주머니에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구매과정에서 결국 컴퓨터의 가격 거품은 생기고, 시민의 세금은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도 운용 중인 국가 조달청 정당구매, 감사를 피하는 합법적인 구매의 현실이었다.
지금 조달청과 한판 전쟁을 벌이는 경기도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PC 경기도 직접 구매 소식이 들린다. 얼마 전 경기도 정보통신보안담당관실에서 벌인 2021년 업무용 PC 구매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2월9일 최초로 입찰공고를 냈다. 최종 투찰금액은 4억4천717만원(기초금액 5억9천545만원)이었다. 예산액 대비 낙찰률은 71%였다.
이렇게 구매한 물품은 PC 505대, 모니터 481대였다. 조달청을 이용한 다른 지자체보다 낙찰률은 9% 정도 떨어졌고, 예산 대비 1억8천282만원을 줄였고, 조달 수수료 340만원을 절감했다. 예산에 비하면 25%를 절감했다. 경기도가 이런 현실에 맞서기 위해 경기도 만의 공정조달시스템을 구축한다. 조달청 종합쇼핑몰은 높은 가격, 과도한 수수료, 지방분권 침해, 입찰 담합이 늘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나섰다. 이 시스템을 통해 경기도는 공정한 쇼핑몰 가격관리, 조달수익은 지방정부와 중소기업 지원, 입찰 담합 상시 모니터링, 사회적 책임 조달, 도민안전·긴급수요 수의계약 제도 개선 등을 이루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는 공정조달시스템 구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 입찰 공고 중이며 구축이 끝나면 경기도내 31개 시·군이 이용 가능하다.
사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규격을 조달청에서 구매하지 않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한마디로 불법이다. 이번 구매과정에서 경기도가 꼼수를 부렸다. 조달청에 올려놓은 품목에 작은 규격 하나를 올려 경기도가 자체계약을 추진했다. 경기도가 추가한 설루션은 데스크톱 컴퓨터 본체 퀵차지(고속충전기) 1포트를 추가했다. 가격은 5천원이었다. 5천원으로 수억원을 아낀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경기도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천원짜리를 추가해 국가 조달시스템을 쓰지 않았다. 꼼수로 불법을 피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의 세금 수억원을 아낀 것이다.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을 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유쾌한 꼼수를 환영한다.
/정재현 부천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