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1876~1949)가 청년 시절 투옥됐다 탈출한 '인천감리서'가 있던 장소가 연말까지 백범의 인천 발자취를 따라갈 탐방로 거점으로 조성된다.

인천시와 중구는 올해 12월까지 42억6천만원을 들여 중구 내동 83의 5 일원 인천감리서 터에 연면적 1천528㎡ 규모의 쉼터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쉼터에는 교육, 체험을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중구는 청년 시절 김구의 역사적 흔적을 따라 걷는 탐방로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감리서 쉼터를 탐방로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탐방로는 신포시장 주변 옥바라지길과 탈출로, 축항노역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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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의 인천 무의도 연설 사진. 김구는 1949년 11월 강화에 방문하기 전 무의도에 들러 주민들에게 연설하고, 섬을 둘러봤다. 출처/'백범김구전집' 11권

김구는 1896년 3월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국모의 원수를 갚는다며 일본인 쓰치다 조스케(土田讓亮)를 살해한 이른바 '치하포 사건'으로 인천감리서에 투옥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당시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1859~1939) 여사가 옥바라지하는 과정에서 많은 인천사람이 돕기도 했다. 미결수로 복역하던 김구는 1898년 3월 인천감리서를 탈출해 서울로 갔다.

인천감리서 터는 이번 사업이 추진되기 전까지 표지판 하나만 달랑 세워진 채 방치돼 있었고, 주변에는 역사적 의미와 어울리지 않는 나체 여인상이 서 있는 등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26일 '찾아가는 현장시장실'의 하나로 중구 감리서 쉼터 조성사업 현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중구는 개항과 독립운동 등 민족의 역사가 곳곳에 스며 있는 박물관과 같은 지역"이라며 "특성을 잘 살려 성장할 수 있도록 인천시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고,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사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