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미얀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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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로 인한 미얀마 유혈 사태가 악화일로다. 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급하다. 미얀마 민주진영이 1일 국민통합정부를 출범시켰다. 군부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이 무자비하게 살해되는 야만에 맞서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도 연대를 선언했다. "피바다가 임박했다. 전례 없는 내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의 경고는 과장이 아니다.

지난 2월 군부가 총선결과를 부정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한 이후 520여명의 미얀마 국민이 자국 군대의 총탄과 곤봉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저항하는 국민의 의지는 꺾일 줄 모른다. 한 수녀님은 무장 군인들을 홀로 막고 나섰고, 국제미인대회에 참가한 미스 미얀마 한 레이는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Heal The World)'를 부르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눈물로 호소했다.

국민을 살해한 잔인한 폭력을 가리고 국제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미얀마 군부의 대내외 언론통제와 선전전도 집요해졌다. CNN을 콕 집어 군이 안내하는 현장만 공개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취재진을 향해 경적을 울리며 '군부에 속지 말라'고 호소했다.



해외 체류 미얀마인에 대한 압박도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달 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경기도에는 국내 미얀마인의 45%인 1만1천여명이 거주한다. 고국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미얀마인들의 호소는 간절했을테다. 그런데 미얀마 군부는 간담회에 참석한 공동대표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외국에서 벌어진 간담회마저 놓치지 않는 미얀마 군부의 사찰망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이 지사는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해명을 요청하며 항의했지만, 수배된 미얀마인들은 자신 보다 고국의 가족들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태국에 난민지위를 신청할 처지라는 한 레이의 처지도 가슴 아프다.

미얀마의 눈물에 우리 국민은 진심으로 공감하고 강력하게 연대한다. 강력한 군부통치를 극복한 역사 때문이다. 대학, 시민단체, 종교계의 미얀마 군부 규탄이 이어지고, 시도지사협의회도 어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공동성명을 발표한 배경이다. 역사는 모든 독재에 대한 모든 저항의 승리의 기록이다. 미얀마 군부도 역사의 철퇴를 맞고 미얀마의 눈물은 보상받을 것이다. 그때까지 미얀마인들의 희생이 최소한에 그치길 간절히 바란다.

/윤인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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