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인도 마힌드라 '인수'
티볼리, 단일차종 최다판매 기록
해외분쟁·경기 부진 '수출 급감'
유럽, 이산화탄소 배출량 강화에
친환경차량 개발 시기 놓쳐 타격
LOI 제출 못해 '회생 개시 수순'
10년 만에 또 다시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린 쌍용자동차(4월5일자 1면 보도=쌍용차, 10년만에 다시 '법정관리' 받나)는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발전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패착으로 꼽힌다.
■ 쌍용차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된 쌍용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같은 해 4월 전체 직원의 35%가 넘는 직원 2천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안이 발표됐고, 5월부터 노조 총파업에 돌입해 같은 해 8월 경찰의 강제진압까지 분쟁을 이어갔다.
해를 넘겨 2010년 5월 쌍용차 매각 공고가 났고, 11월 인도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인수한다. 이후 잠시 부활의 신호가 감지됐다. 2011년 3월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됐고, 2013년엔 무급휴직자 455명의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2015년엔 쌍용차의 히트 상품 '티볼리'가 출시됐다.
2015년 1월 출시된 티볼리는 첫해 누적 판매 6만3천693대를 기록해 쌍용차 단일 차종으로 가장 많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소형 SUV 바람을 불러일으킨 티볼리는 출시 17개월 만에 10만대 판매를 달성할 정도로 국내외 반응이 뜨거웠다.
쌍용차는 2018년 14만3천309대에서 2019년 13만5천235대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서서히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자동차 업계는 원인을 크게 2가지로 분석한다. 현대·기아·쉐보레 등이 티볼리가 개척한 소형 SUV시장에 잇따라 신차를 선보이며 경쟁력이 약해졌고, 여기에 해외 수출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2019년 기준 내수 10만7천789대, 수출이 2만7천446대였는데 쌍용차는 수출 호조 시기에 연간 8만대를 해외에서 팔았다. 주요 수출 국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란, 남미국가 등이다.
이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쌍방국 사이에 벌어진 분쟁으로 수출이 급감했고, 이란은 미국과 분쟁, 페루·칠레·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는 해당 국가의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럽 시장이었다. 쌍용차는 디젤에 기반한 SUV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는데, 유럽이 내연기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매년 강화해 온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나 수소차로 일찍이 방향을 선회했지만, 쌍용차는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으로 생산을 해왔고 이미 친환경차량 개발의 적기를 놓친 게 가장 큰 패착이 됐다.
■ 쌍용차, 어디로 가나
=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가 지난해 12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뒤 2차례 회생 개시를 미뤘다. 쌍용차가 기업회생과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벌고, 신규 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게 쌍용차의 복안이었지만 끝내 기한까지 신규투자자의 투자의향서(LOI)조차 제출하지 못하며 회생 개시 수순을 밟게 됐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채권 신고, 조사, 회생 계획안 제출의 절차를 거친다. 쌍용차가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이 채권단에 동의 여부를 묻고, 채권단 동의를 얻어 회생 계획안이 인가되는데 쌍용차 공익채권 규모만 3천700억원 규모여서 파산까지는 가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쌍용차가 파산하면 직접 고용 인력 외에 협력업체 및 관련 종사자까지 2만명가량 실업자가 양산돼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있는 만큼 파산 선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 개시 결정은 재보궐 선거 직후인 8일에 이뤄지는 게 유력하다. 이주 안에 결정이 나도록 늦어도 10일까지는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8일 이후 또다시 인고의 시간을 맞게 됐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