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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되는 '좋아요'=19일 소셜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좋아요'가 거래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좋아요' 개수를 확보하는 비용이 한국인·외국인 여부, '좋아요' 개수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한국인 계정으로 '좋아요' 50개를 확보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월 4만원대다. 이 비용을 '업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 운영 업체에 결제하면 1일 3개 게시물에 최소 한국인이 누른 '좋아요' 50개를 확보해주는 식이다.
100개 '좋아요' 확보에는 8만원, 150개 '좋아요'는 13만원, 200개 '좋아요'는 17만원 가량에 거래된다.
'업체'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아요' 개수를 확보하는데, 최근 인스타그램이 운영 '로직'을 변경하면서 이런 마케팅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최근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이후 모종의 이유로 인위적인 '좋아요' 생성이 막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가입은 했지만 활용은 하지 않는 이른바 '깡통계정'으로 '좋아요'를 눌러 상위 노출을 꾀하는 것을 막은 전례가 있다. 깡통계정으로 아무리 많은 '좋아요'를 확보해도 상위 게시글로 등재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이번 로직 변경에 따라 프로그램이나 수집한 아이디를 이용한 매크로 작업이 가로막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좋아요'가 나뉘는 이유는 한국인이 활용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인기 게시물을 노출할 때 우선적으로 한국인이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을 상위에 노출시키는 메커니즘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체가 제공하는 한국인 '좋아요' 거래액보다 외국인 '좋아요' 거래액이 낮다. 외국인 '좋아요' 500개를 확보하는데 월간 1만원 이하, 3천개를 확보하는데는 5만원대가 소요되는 정도다. 한국인 '좋아요' 거래액의 1/40~1/50 수준에 불과하다.
■왜 '좋아요'를 거래할까='좋아요'를 거래하는 건, 많은 '좋아요'를 확보해야 상위 게시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검색한 해시태그(#) 게시물을 화면에 노출시키는데 이때 '좋아요' 개수가 노출 빈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 '좋아요' 거래를 이용하는 주요 타깃은 음식점·플라워샵·네일샵 등 소상공인이 주를 이룬다.
대개 2030세대를 대상으로 영업을 영위하는 업종 혹은 상점이다. 디지털광고 업체인 DMC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이었고, 30대도 마찬가지였다. 20대는 월평균 493만명이 인스타그램을 이용했고, 30대 이용자는 월간 440만명 수준이었다.
10대는 '페이스북', 40대와 50대는 '네이버밴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에 이름을 올렸다. 타투나 네일 등 유행에 민감하고 2030세대가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업종의 경우, '품앗이'라고 하는 방식으로 '좋아요'를 확보하기도 한다. 소상공인 서로가 계정의 '친구'로 등록한 뒤에 서로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식이다.
인스타그램 메커니즘 상 얼마나 많은 '좋아요'를 확보했는지와 더불어 얼마나 많은 '댓글'이 달렸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대댓글'(댓글에 대한 답글)이 달렸는지에 따라 노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런 상황은 인스타그램 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로 유튜브 구독자를 늘려주는 상품, 유튜브 재생수를 늘려주는 상품 등이 현재 거래되고 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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