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지역 빌라단지 주민들이 '종상향'을 요구하며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한때 일반주거지역 2종이었으나 1종으로 하향되면서 재산권이 침해되고 있는 만큼 향후 도시계획괸리 수립시 재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남시는 도시계획법 개정 당시 행정절차에 의해 잠시 2종으로 묶여 있었을 뿐이고, 분당이 계획도시인 만큼 쉽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5일 분당지역 빌라단지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종상향'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야탑동 대원3단지·구미동 그랜드빌·금곡동 중앙하이츠 등에 거주하는 총 5천672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일단 이 같은 서명 현황을 성남시의회에 제출해 청원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분당지역 초기 빌라단지는 1995년 준공돼 2003년까지 일반주거지역 2종으로 돼 있었으나 2004년 1월에 일률적으로 1종으로 하향됐다"고 주장했다
또 "개발 당시 저밀도 빌라지역이었으나 주변에 아파트와 혼합건축됐고, 구미동의 경우 무지개마을에서 용인방향 도로 개통으로 현재 광역 밀집 도시화돼 당초 저밀도 주거지역의 의미가 상실됐다"며 "그 결과로 지역 내 빌라 단지 개발이 시급하나 일반 주거지역으로 1종으로 재건축추진이 불가해 주민들 재산권 행사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그러면서 "향후 분당지역 재건축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빌라 단지를 반드시 일반주거지역 2종 또는 3종으로 환원해 줄 것을 요구한다. 비상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동 하얀마을 화이트빌 이경우 입주자 대표회장은 "분당지역 빌라들은 대부분 아파트 의무단지로 등록돼 공동주택법의 적용을 받으면서도 아파트 지역과는 달리 1종으로 묶여있다. 성남시가 진행 중인 도시정비계획을 통해 빌라단지 종상향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사는 화이트빌의 경우 3층 18동 192세대인데 아파트로 전환하면 800세가 가능하다. 정부는 집을 짓기 위해 새로운 땅을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빌라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분당지역 3·4층 빌라단지 중 아파트처럼 공동주택법 적용을 받는 곳은 15개 단지 3천480세대다. 이곳 단지들은 지역난방을 이용해 관련법상 아파트의무 단지로 등록돼 있다.
성남시는 이와 함께 '2035 성남도시기본계획'에 따른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수립용역'을 지난 3월29일 발주했다. 이 용역은 1년 8개월간 진행되며, 여기에는 건설된 지 30년이 지난 분당 리모델링(2월17일자 8면 보도)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분당 빌라들은 도시계획법 개정 당시 행정 절차가 늦어지면서 6개월간 2종으로 분류됐을 뿐"이라며 "분당은 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부지 이런 식으로 정해져 있는 계획도시다. 그러다보니 그것을 조정하기가 만만치 않다. 다만 민원이 제기되면 용역을 통해 검토는 해보겠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