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병원성 폐기물 창고가 길가에 있네?"
최근 점심을 하기 위해 파주병원 앞을 지나던 김상영(가명·63) 씨는 길가에 세워진 컨테이너 안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인데, 파주병원 의료폐기물 보관창고가 버젓이 큰 길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26일 파주병원 의료폐기물 보관 창고가 설치돼 있는 파주시 중앙로 금촌 제1광장 교차로를 찾았다. 컨테이너로 된 의료폐기물 보관창고는 모두 3개이며, 안내판에는 '격리 의료폐기물' '위해 의료폐기물(조직물류폐기물, 병리계폐기물, 손상성폐기물, 생물·화학폐기물, 혈액오염폐기물)' '일반 의료폐기물' 등을 보관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또 바로 옆에는 위험시설물로 분류된 대형 액화산소탱크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 모양으로 2기가 세워져 있으며, 주변은 청소가 안돼 매우 지저분한 상태였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빠져 있는데, 위생관리가 생명인 병원에서 의료폐기물 관리를 너무 소홀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파주병원이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료폐기물 관리법에서는 격리 의료폐기물의 경우 섭씨 4도 이하인 냉장용기에 담아 밀폐성 공간에 보관해야 하며, 보관창고의 바닥과 안벽은 타일·콘크리트 등 물에 견디는 성질의 자재로, 세척이 쉽고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소독약품 및 분무기 등 소독 장비를 비치하고, 밖에서 볼 수 없는 구조, 외부인의 출입 제한, 주 1회 이상 약물 소독, 폐기물 보관 중에는 냉장설비를 항상 가동하여야 하며 정상 가동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온도계를 부착해야 한다고 정해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감염병 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이 연일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성 의료폐기물류는 아주 엄격하게 처리되어야 한다"며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는 인체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폐기물도 포함된 만큼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정확하고 철저한 처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파주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폐기물 보관 컨테이너는 파주병원 부지 내에 설치돼 있고, 에어콘과 냉장시설 등 의료폐기물 보관시설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면서 "파주병원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철저한 소독을 거쳐 전문 처리업체를 통해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