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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선비가 자신의 손톱과 발톱을 함부로 버리는 습관이 있었는데 쥐는 그가 손톱과 발톱을 버릴 때마다 주워 먹었다. 시간이 가면서 그 쥐가 선비로 감쪽같이 둔갑을 하고 나타나 선비의 집에는 난리가 났다.

그의 식구들조차 누가 진짜 남편이고 아버지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을의 원님에게 판결을 요구하였는데 원님이 가짜를 진짜로 판결해 주어서 진짜 선비는 집에서 쫓겨났다. 쫓겨난 선비가 집을 떠나 고생을 하다가 우연히 은인인 도사를 만나 고양이 한 마리를 얻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 고양이가 가짜 선비인 쥐를 잡아 죽이자 곧 쥐로 변했고, 진짜 선비가 다시 주인의 자리를 찾았다.

최근 가상의 세계가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어느 것이 진짜의 세상이고 어느 것이 가짜의 세상인지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화두를 제시하였다면, 최근 가상세계의 논의는 코로나19가 가속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 가상의 세계 속에 도시를 건설하고 집을 지어서 팔거나 세를 주고 있다. "상상 속의 집이 과연 나의 집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벌어지는 현실은 그렇지 않고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 것 같지 않다. 가상이 현실의 주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투가 시작되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