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밀학급 9943개 '전국 절반' 차지

유아교육법 청원에 전교조 법제화 촉구

경기도 내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학급당 아이 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 현상에 따라 과밀학급 문제가 완화되는 듯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아이가 많은 도심지 내 유치원에서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는 설명이다.

수원의 한 유치원에서 26명의 만 5세 학급을 맡은 교사 A씨는 "매일 아침이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행여나 안전사고를 당할까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한 아이가 아이들 무리에서 이탈할 때면 아이를 찾느라 다른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일이 더러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유치원 학급당 유아 수를 14명까지 받는 유아교육법 개정 청원이 올라와 6일 만에 청원율 20%(2만800여명)를 기록 중이다. 경기 지역에서도 청원 동참 목소리가 커지면서 청원율을 손쉽게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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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한 유치원에서 원아들이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경인일보 DB

현재 유치원아는 연령별로 학급당 만 3세 15명, 만 4세 22명, 만 5세 26명까지 둘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가 초·중·고교 학급당 학생 수 20명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촉구하면서 지역 곳곳으로 확대된 바 있다.

도내 학급당 유아와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는 데는 경기 지역이 전국에서 학급 밀집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학생 30명 이상 과밀학급은 초등학교 455학급, 중학교 7천517학급, 고등학교 1천971학급 등 9천943학급으로 전국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 가장 많다.

전국에는 지난해 기준 과밀학급이 2만2천375학급이 있다.

이에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 박옥분(수원2) 의원은 "교사로 임용된 후에도 자리가 없어 발령까지 1년 가까이 대기하는 문제도 있는 만큼, 교사 정원 수를 늘리고 학급을 나눠 밀집도를 줄이면 일석이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기 지역 원아 수 전체 평균으로 보면 학급당 13.4명으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치"라며 "1년에 원아 수가 2만명씩 줄고 있어서 1~2년 정도 지켜본 뒤 원아 기준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