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됐던 김동식(52) 구조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도 찾아내면서 소방당국은 남는 잔불 정리에 주력하고 있다.
19일 오후 5시 현재 이천시 마장로 덕평리의 쿠팡덕평물류센터엔 큰 불이 잡혔음에도 소방차가 줄을 이었다. 모두 잔불 정리를 위해 물을 가득 싣고 온 이천소방서 소속 소방차들이다.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께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화재는 신고 접수 20여 분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에 의해 빠르게 진화되는듯 했다.
실제로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8시19분께 큰 불길이 잡혔지만, 오전 11시50분께 발화지점의 철제 선반이 무너지며 불길이 재차 확산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낮 12시14분께 대응 2단계를 재차 발령한 뒤 이날 낮까지 2단계를 유지했다. 이후 사흘에 걸친 소방당국의 진화작업으로 불길이 대부분 잡혀 이날 낮12시25분께 초진에 성공했다. 초진은 큰 불길을 끄는 데 성공한 것을 말한다. 경보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로 내렸다.
잔불 정리 언제까지?

남은 과제는 잔불 정리다. 물류센터 특성상 가연물 등 각종 적재물이 많은데, 이를 하나씩 치우면서 혹시나 모를 불씨를 제거하는 단계다. 이날 대기하고 있는 소방차도 모두 잔불 정리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소방당국은 잔불정리에 오랜 시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안전 점검이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거니와 치워야 할 적재물도 많은 까닭이다. 이날 오전 10시에 진행된 내부안전점검은 빠르게 실종된 김 구조대장을 찾기 위해 간소화해서 진행했다. 약 19분 만에 끝난 점검은 김 구조대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집중했다. 소방당국은 안전점검 결과가 나온 곳까지 진입하면서 잔불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소방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1차 안전진단 결과 판단된 부분까지만 진입해 잔불을 정리한다"며 "이후 추가 안전진단으로 안전을 확보한 뒤 잔불 정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불이 난 명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합동점검 일정도 미정이다. 잔불 정리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잔불을 모두 정리하면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세부 일정을 정할 것"이라며 "대략 21일~22일쯤 예상하지만, 정확하진 않다"고 전했다.
소방대원 순직… 경기도, 21일 경기도청장 예정
이번 화재로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했다. 김 구조대장은 화염이 다소 누그러진 17일 오전 11시20분께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위해 물류센터 지하2층에 진입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에 쌓여 있던 적재물이 무너지며 불길이 세졌다. 김 구조대장은 탈출 대열의 맨 마지막에 서서 후배 대원 4명을 급히 내보냈지만,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32분께 수색팀 15명을 투입해 10시 49분께 그의 흔적을 발견했다.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50m, 물류센터 지하 2층 중심부에서 좌측으로 약간 벗어난 지점이었다.
수색팀은 주변 잔해를 정리하고 오전 11시32분께부터 유해 수습을 시작해 낮 12시12분께에 완료했다. 구급차에 실린 김 구조대장의 유해는 순찰차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인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소방 관계자는 "화염으로 훼손이 매우 심한 상태"라며 "수습할 수 있는 모든 걸 수습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하남시 마루공원장례식장에 순직한 김 대장의 빈소를 마련했다. 오는 21일 오전 9시30분께엔 광주시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영결식을 엄수하기로 했다. 도는 또 김 구조대장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1계급 특별승진(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해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