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대선주자들과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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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은 대중적 지지와 인기로 먹고 산다는 점이다. 현 선거제도의 문제점의 하나는 개인의 정치적 역량이나 자질보다는 대중적 인기와 지지율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 개인이 보여주는 비전이나 정책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선호도와 바람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된다. 당연히 정치인들로서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와 중우정치(衆愚政治)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지금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은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장관 등등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문재인 정부의 각료 출신들이거나 밀접한 관련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래서는 문재인 정부가 대선주자 사관학교가 아니냐는 말을 피할 길이 없다. 특히 이들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와의 원근친소 또는 정부에 얼마나 대립각을 세웠고 반문(反文) 정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이들의 역량이나 리더십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발자크(1799~1850)는 문학 속의 정치를 "음악회 도중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라 했다. 함의가 많은 말이다. 요컨대 이는 평온한 음악회를 망치는 이질적 소음이라는 뜻도 되고, 그만큼 단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만큼 위력적이라는 뜻도 되며, 또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수결 원칙이 적용되는 현 선거제도에서 지지율과 여론조사는 '음악회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총소리'와 같다.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이고 오직 숫자만 남는 것이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얼마나 많은 채용절차를 거치는가. 서류전형, 필기시험에 면접과 인적성 시험 등을 통과한 소수의 사람들만 선택받는다. 이렇게 뽑아도 사람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조직이 많다. 하물며 나라의 명운이 달린 정치 지도자를 뽑는데, 감성의 정치와 실체 없는 인기가 판세를 좌우하니 정부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차제에 대통령 임기도 바꾸고 물망에 오르는 주요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증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선거가 인기투표가 돼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초·중·고 반장을 뽑는 것도 아닌데.

/조성면(객원논설위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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