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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할시 승격 40주년 기념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인천시민愛집. 2021.07.0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역사자료관으로 활용됐던 중구 송학동의 옛 인천시장 관사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인천시민애(愛)집'으로 재탄생해 7월 1일 문을 열었다. 40년 전인 1981년 7월 1일은 경기도에 속해있던 인천시가 '직할시'로 승격된 날이기도 한데, 인천시민애집은 직할시 승격 40년과 공간 개관을 기념해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전을 때맞춰 시작했다. 인천시립박물관이 기획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살펴봤다.

전시는 '프롤로그', '그 날, 1981년 7월 1일', '안녕하세요. 여기까지 경기도 인천시였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 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시민애집 본관 '역사회랑'을 통과하면 좁은 복도에 프롤로그 섹션이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되는 과정과 그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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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할시 승격 40주년 기념전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 전시 현장. 최초로 공개되는 인천부 깃발과, 인천시 심볼 동판. 2021.07.0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복도 끝에서는 인천의 심볼마크 동판과 인천부 깃발을 만날 수 있다. 인천시 동판은 인천시립박물관이 소장한 유물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인천시 휘장이 새겨진 이 동판은 1965년 윤갑로 시장 당시 만들어져 1995년 인천광역시 승격 직후까지 사용됐다. 동판 외곽의 타륜은 항구도시, 톱니바퀴는 공업도시, 무궁화는 인천의 발전을 상징한다. 인천부 깃발 역시 최초로 공개되는 인천시립박물관의 유물이다. 1947년 1월부터 1949년 8월 15일 지방제도 개편 전까지 있었던 '인천부'의 깃발이다. 광복 후 인천은 잠시 '제물포시'로 불리기도 했다. 정부 수립 후인 1949년 8월 15일 지방제도 개편에 따라 다시 '인천시'가 된다. 전시회에선 인천시청과 인천직할시청의 현판도 볼 수 있다. 1979년 경기도 인천시의 조직도와 1982년 인천직할시의 조직도를 비교해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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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할시 승격 40주년 기념전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 전시 현장. 2021.07.0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복도가 끝나는 곳에서 정면으로 들어가면 '안녕히가세요. 여기까지 경기도 인천시였습니다'라는 표지와 함께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다. 옛날 브라운관 TV에선 옛 인천의 모습을 설명하는 시민들의 인터뷰와 경기도 인천시 시절 각종 행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옆방에서 '그 날, 1981년 7월 1일' 섹션이 시작된다. '그 날'에 대한 전시장의 설명은 이렇다.

"승격 하루 전인 6월 30일, 인천은 이미 축제분위기였다. 전야제 행사로 시립예술단의 공연이 있었고, 자유공원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쏘아올린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리고 7월 1일 오전 10시. 인천실내체육관에서 김찬회 초대 인천직할시장과 수천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직할시 승격 기념식이 열렸다. 같은 시각 인천항에서는 정박 중인 100여 척의 선박들이 일제히 뱃고동을 울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서 학생들로 구성된 고적대를 선두로 시민들이 참가한 가장 행렬이 숭의동 공설운동장에서 동인천역을 거쳐 답동 로터리까지 이어졌다. 그 날 저녁 시민회관에서 열린 시민을 위한 공연으로 승격 기념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그 날, 1981년 7월 1일 수요일은 인천시민들에게 축제의 날이었다."

전시실에는 인천직할시 승격기념 시가행진 동선과 순서도가 게시되어 있고, 제71회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인 인천직할시 승격 경축예술제 포스터와 승격기념 메달, 기념식 내빈용 리본 등도 볼 수 있다. 행사 당일을 기록한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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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할시 승격 40주년 기념전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 전시 현장. 2021.07.0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다음 방에는 '어서오십시오. 지금부터 인천직할시입니다'라는 표지와 함께 네 번째 전시 섹션이 시작된다.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막상 직할시가 되었어도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았다. 조직이 늘어나 승진이 빨라진 공무원과 광활한 경기도 땅을 떠돌 필요없이 인천에서 교원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교사 정도만 승격의 혜택을 누릴 뿐이었다. 그러나 인천에 대한 정체성과 소속감은 시민들 마음속으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1982년 인천을 연고로 둔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가 창단했으며, 자유공원 꼭대기 놀이터가 있던 자리로는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들어섰다. 1983년 인천직할시는 항동에 개항 100주년 기념탑을 건립하는 한편, 개항 후 인천의 역사를 다룬 '개항 100년사'를 발간했다. 또 불과 5년 전 경기도 인천시 시절 개최했던 전국체전을 인천직할시의 이름으로 다시 개최하게 되었다. 바꿔 단 도로표지판에서 인천시가 되었음을 느꼈던 사람들은 이제야 경기도민이 아닌 인천직할시민이 되었음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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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할시 승격 40주년 기념전 '어서오십시오, 인천직할시입니다.' 전시 현장. 2021.07.0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 섹션에서는 인천개항 100년사(史)사와 제4대 인천직할시장이었던 이재창 시장이 외빈 증정용으로 만들었던 기념품, 개항 100주년 기념 시화전과 문학강연회 리플렛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40년 전 축제와도 같았던 그 날의 인천을 즐기는 동시에 인천직할시가 시민들에게 다가오는 과정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