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래역사관 자료에 의하면 소래포구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소래염전 조성과 1937년 수인선 협궤열차의 개통으로 그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소래염전에서 생성된 소금과 철도부설을 위한 인부 및 염부를 실어나르기 위해 나룻배를 가지고 어업 및 운송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 포구의 출발점으로 설명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어업에 종사하게 되면서 어촌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이후 인천 내항이 준공된 후 소형어선의 출입이 제한되어 새우잡이를 하던 어선들이 소래포구로 옮겨 정박해 어시장으로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2020년 수인선이 완전히 개통되면서 소래포구역과 접한 소래포구는 연평균 3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소래포구에서 내륙 쪽으로 들어와 넓게 형성되었던 소래염전은 당시 주안, 남동염전과 함께 한국 최초의 천일염을 개척한 지역이자 국내 최대의 소금 생산지역이었다. 이후 인천이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주안, 남동염전은 주로 공업단지로 바뀌었지만 소래염전은 1996년까지 소금을 생산하다 폐쇄되었다. 그러나 소래염전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분포하고 특이종의 출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보기 드문 갯골 형태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1999년 공원 개장 시에 '소래해양생태공원'으로 명명하고, 9천여㎡ 규모의 해양수산종합과학관을 유치하겠다는 발표와 달리, 어느샌가 이름도 바뀌어 현재는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불리고 과학관 설립은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현재의 습지생태공원은 시흥갯골생태공원과 갯골을 통하여 연결되어 있고 폐염전 지역의 외곽으로는 인천대공원을 통과하여 내려오는 장수천이 소래포구로 흘러들어 가는데 조수의 영향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이처럼 소래습지생태공원은 갯골 및 하천이 연결되는 염습지, 폐염전지 그리고 이를 구분하는 제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주변 지역의 농경지 및 야산과 접해 있어 산으로부터 폐염전, 염습지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이루며 탈염이 진행되는 지역을 따라 육상식물이 염생식물을 대체하는 천이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에 필자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70종의 육상식물이 조사되었고, 그중에는 22종의 염생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염습지에는 해홍나물이 우점하며 폐염전지에는 해홍나물, 퉁퉁마디, 갯개미취가 넓게 생육하고 있는 것을 지금도 볼 수 있다. 또한 식물뿐만 아니라 각종 희귀한 동물들이 관찰되는데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저어새가 종종 갯골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갯벌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흰발농게 등 멸종 위기 동식물 23종을 포함한 790여 종의 생물이 터전을 잡고 있다.
이처럼 도심 내 깊숙이 들어와 있는 독특한 지형으로서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수도권 유일한 염생습지로 인천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서울 등 도심과 가까운 거리에 약 300만여㎡에 가까운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염습지가 있어 환경정화기능뿐만 아니라 환경교육과 휴식 장소로도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고속도로와 인접하고 있어 인천항, 인천공항 및 남동국가산업단지로부터 물류의 이동과 운반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게다가 최근까지 논현동, 서창동의 대단위 택지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생태공원으로서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인천시에서는 이미 2000년 9월에 인천의 갯벌을 보전하여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주자는 취지로 '갯벌보전인천시민헌장'을 제정·공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땅으로 20년 동안 완성하지 못한 공원사업을 2021년 완성하겠다고 발표도 하였는데 앞으로 그 결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 지역은 갯벌을 기반으로 하는 습지로 이름을 '소래해양습지생태공원'으로 바꾸어 명명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공원 사업 완료와 함께 본래의 이름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이와 같은 지역의 생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사회의 여러 가지 다양성을 이해하는 눈이 되기도 한다. 인천이 자연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연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존하는 품격 높은 도시가 되길 기대한다.
/심현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