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하객 49명 제한… 벼랑끝 몰린 '웨딩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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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예식장. /경인일보DB

 

도내 결혼식 연기·취소 '최악 불황'
작년 외국인 혼인건수 31.4% 급감
목돈소비 특성상 내년 전망도 암울


수도권 지역 하객 '49명 제한' 조치에 결혼식 연기와 취소가 잇따르면서 경기도 웨딩 산업이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다. 목돈을 단기간에 소비하는 산업 특성상 내년 전망도 어두워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경기도청 오거리에서 매교역까지 20여개 업체가 밀집한 수원 웨딩거리의 한 드레스 렌털숍은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신부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웨딩 업계는 힘들다'는 인식이 굳어져 드레스 300여 벌의 시착을 돕던 직원 5명은 물론 드레스 치맛자락을 정리해주는 보조직원도 일을 그만뒀다.



예년 같았으면 가을철 결혼식 문의로 북적였을 예식장도 내년까지 예약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축의금이 들어와야 수백만원의 예식장 대관료와 식대, 웨딩 촬영비 등을 정산하는데 하객이 49명으로 줄어 일정을 잡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웨딩 사진 업계는 그나마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반으로 낮춰 부르는 등 출혈 경쟁이 붙었다.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예비 신혼부부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촬영업체 대표 황은진(49)씨는 "그래도 올해는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지난해보다도 훨씬 힘들다. 내년 봄까지 예약이 없어 월세도 못 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결혼 자체가 줄고 결혼식을 생략하는 부부도 늘면서 웨딩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내 결혼 건수는 전년보다 4천500건(7.3%) 넘게 줄어 5만7천814건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의 입국이 어려워져 안산·수원지역 등의 결혼이민여성이 감소해 지난해 경기도 외국인 혼인 건수는 31.4%나 감소하기도 했다.

한 번에 수천만원대 비용이 들어가는 웨딩산업 특성상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보니 내년 전망도 어두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서울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는 경기도 결혼 업체들은 불황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경기도 결혼상담소 매출은 전년 대비 43.5% 줄었다.

수원의 한 결혼상담업체 대표 이모(58)씨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도 웨딩업계 전체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혼 취소에 따른 위약금 미추징액이라도 일부 보전해주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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