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아파트 침수·악취 민원 속출
부천시, 흙 되메우기 등 임시 조치
부천 옥길지구의 한 도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싱크홀이 발생해 오수가 역류하는 등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부천시가 현장 점검에 나선 지 수일이 지났지만 아직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15일 부천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께 부천 옥길동 790 일대 횡단보도 인근에서 지름 2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사고 현장보다 지대가 낮은 옥길동 739의 1에 있는 A아파트(574가구) 단지가 오수 역류로 인한 침수 피해뿐 아니라 악취 민원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시는 싱크홀 발생 지점에 대한 흙 되메우기 작업 등 임시조치를 완료했으며 이날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터파기 작업과 함께 양수기(13대) 및 배수펌프(1대)를 동원해 오수 처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싱크홀 구간 및 A아파트 일대 맨홀에서 나오는 오수를 주변에 있는 역곡천으로 돌리는 작업을 계속해서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지 5일이 지났음에도 오수 역류의 원인조차 찾지 못한 데다가 A아파트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오수가 역류할 정도로 차오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주민들은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A아파트 입주민은 "그동안 오수가 역류하는 현상은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오수 역류로 아파트 외부는 물론 관리동 복도와 숙직실이 침수됐다. 지금도 입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옥길지구의 시행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오수관로 설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은 지대가 낮은 데다가 오수가 몰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역곡천에서 부천하수처리시설까지 연결되는 차집관로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면서 "이를 무시한 채 임시 관로를 설치해 오수가 역류하는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싱크홀 및 오수 역류의 원인을 찾고 있다"며 "원인을 알아야 보상이나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차집관로 공사는 내년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