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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14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지열이 피어오르고 있다. 2021.7.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선별진료소 대기 여성 쓰러지고
공사장 베트남 노동자는 '일사병'
노약자 되도록 대낮 외출 삼가야
폐쇄 무더위 쉼터 일부 운영 재개

최근 인천에 폭염 특보(경보·주의보)가 연일 발효되고 있는 가운데 야외에서 오랜 시간 활동할 경우 발생하는 온열 질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은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엿새째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이어졌다.

14일 오후 4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는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한 30~40대 여성이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

당시 부평역 선별진료소에는 100명이 넘는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1시간~1시간 30분가량 뙤약볕 밑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이 여성은 인근에 있던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직원들에 의해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의식을 되찾았다.

온열 질환(열사병·열탈진·열경련 등)은 어지럼증, 발열, 구토, 근육 경련,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산업 현장에선 온열 질환에 더욱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서구 원당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지난달 12일 오후 12시 51분께 일하던 베트남 국적의 20대 남성이 일사병(열탈진)으로 의식을 잃었다. 이 남성을 구급대원으로부터 응급 조치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체온이 37~40도까지 상승하는 일사병은 고온의 환경에 오래 노출돼 많은 땀을 흘렸으나 물을 제때 마시지 못할 경우 발병한다. B씨처럼 한여름 실외에서 작업하는 공사장 노동자나 택배 운송 노동자 등이 무더위 속에 많이 걸리는 질환 중 하나다.

노약자들은 되도록 대낮 외출을 삼가야 한다. 지난달 9일 오후 1시 25분께 남동구 구월동의 한 거리에서는 한 60대 남성이 열사병 증세로 어지럼증을 호소해 119구급대원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아이스팩 등 보냉 장비로 체온을 내려주는 조치를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번지면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다. 요즘처럼 폭염이 연일 이어질 때는 마스크 착용 등으로 체감 온도가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온열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더군다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역대 최고 단계에 이르면서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경로당과 동행정복지센터, 야외 등에 설치된 무더위 쉼터 일부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되자 시민들이 더위를 피할 공간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인천지역 무더위 쉼터는 총 1천79곳이 운영 중이나, 현재 60% 가까이 문을 닫은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강화군과 옹진군 내 경로당과 동행정복지센터 등에서만 무더위 쉼터를 열어두고 있다.

인천시는 폭염으로 인한 재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폐쇄된 일부 무더위 쉼터 운영을 재개하고,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선별 진료소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폭염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임시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여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