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제부도 인접 공기 좋고 물맑아
서해 해양성 기류, 포도 재배 최적지로
과육 치밀하고 알굵어 높은 당도 자랑
농가 직접 담근 와인에 바비큐 체험도
포도는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해 예부터 과일의 여왕으로 불린다. 포도는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해 첫 포도를 따면 사당에 먼저 고한 다음 맏며느리에게 포도를 먹였다고도 한다.
바야흐로 포도의 계절이다. 포도는 여름이 제철인데 8월을 중심으로 앞 뒤로 한 달씩이 포도가 생산·출하되는 시기다.
화성시 송산면은 우리나라 포도의 대표적 주산지다. 해풍이 빚어내는 천혜의 기후 조건으로 최고 품질의 포도가 이곳에서 나오고 있다.
# 바다가 키운 고품질 송산포도
화성시 송산면은 서해 대부도와 제부도에 인접한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다. 송산면을 찾으면, 포도밭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연중 불어오는 해풍으로 겨울에는 온화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한 기온이 지속된다. 포도 생육기의 큰 일교차와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 등이 화성 송산지역의 특성이다. 이에 송산포도는 과피가 진하고 알이 굵고 당도가 높으며, 과육이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산포도는 포도밭의 토양이 점질양토로 지력이 좋고 유기물이 많으며 양분을 간직하는 힘이 좋아 당도가 높다. 또 송산 지역은 공장지대가 없어 오염되지 않은 지하 청정수로 관수한 품질 좋은 포도를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서해안 지역의 해양성 기류는 포도 재배 적지이며 타 지역에 비해 늦게 수확되어 일조량을 많이 받아 당도가 높다.
이밖에 무가온하우스, 비가림 재배 및 점적관수 시설을 설치해 재배함으로써 병해충이 적어 저농약 생산에 용이하다.
엄격한 재배관리를 위해 수확 및 단계별 공동 선별과정(자동화공동선별 및 현대화 공동선별장)도 거치고 있다. 이렇게 이뤄진 품질관리를 통해 당도 15 Brix 이상의 포도만을 상품화해 출하하고 있다. 화성시는 포도 생산농가의 고령화에 대비해 앞으로 공동선별장을 확대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지역 명물 된 송산포도, 축제부터 체험까지
송산포도는 지역의 명물이다. 송산면을 지나는 고속도로 휴게소 이름이 '송산포도휴게소'로 지어졌을 정도로 지역의 자랑이기도 하다.
화성시를 대표하는 축제도 바로 '화성송산포도축제'다. 비록 코로나 확산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가 취소됐지만 평소대로라면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 화성의 최대 자원이 된다.
포도축제는 포도따기와 밟기, 낚시, 빙수만들기, 도예, 탈만들기, 와인족욕 등 어른 아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포도 농가가 직접 담근 하우스와인을 오크통에서 바로 따라 맛볼 수 있는 와인과 바비큐 체험 등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직접 5㎏ 분량의 포도를 수확해볼 수 있는 포도따기 체험은 물론 인접한 바닷가에서 갯벌 바지락 캐기 및 맨손 물고기 잡기 등도 해볼 수 있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개별 농가를 찾아 수확체험을 해볼 수 있다.
송산면 일대 약 850여 농가가 포도를 생산하고 7월 초 첫 출하가 시작됐다. 현장에서는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고품질 포도를 구매할 수도 있다. 주변 관광지가 많고, 서울과 불과 차로 1시간 거리여서 당일치기 관광지로도 인기가 많다.
최근 '샤인머스캣' 산지로
고가에도 선물용 등 인기
수요 늘어 농가소득 기여
# 포도의 변신, 이제는 샤인머스캣이 대세
포도는 한 철이지만 포도와 관련된 가공품은 1년 내내 만날 수 있다. 건강에 좋은 포도즙부터 와인, 포도잼 등 포도의 변신은 끝이 없다. 지난해부터는 신품종인 샤인머스캣의 재배면적이 증가돼 샤인머스캣의 주산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일본에서 만든 청포도 종으로 과육은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하며 머스캣 향이 강하여 씹을수록 망고와 같은 향이 난다. 지난해 추석 선물시장 과일 부문 최고 히트상품이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2006년에 처음으로 식재됐는데 2012년 이후 로열티 없이도 재배 및 수출할 수 있는 정식 권리를 획득해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
샤인 머스캣은 포도 한 송이가 일반 캠벨 품종 포도 1박스 가격이 넘을 정도로 고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늘면서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화성에 가면… 볼거리·먹거리 풍부한 나들이 명소들
'모세의 기적' 신비로운 제부도… 전곡항엔 물결치는 '하얀 요트'
화성방조제,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
궁평항, 싱싱한 해산물·낙조 '일품'
'옛 사격장' 매향리, 생태공원 추진
화성시를 찾아 '송산포도'를 맛봤다면 다양한 관광지에서 화성을 직접 느껴봐도 좋다. 해안과 육지를 넘나드는 경험이 가능한 화성시에서는 갯벌체험은 물론 화성방조제 드라이브 등 다양한 여름여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일명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신비의 섬 제부도는 썰물 때면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갈라져 섬을 드나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제부도 입구에 설치된 제부도 워터워크 조망대, 섬 서측 해안 길을 배경으로 설치된 제부도 아트파크, 해안 데크로드에서 문화예술섬으로 새롭게 태어난 제부도를 즐겨보자.
궁평항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궁평 낙조와 싱싱한 해산물의 감동이 있는 곳이다. 예부터 궁(宮)에서 직접 관리하던 땅이 많아 '궁평' 또는 '궁들'이라 불렸던 곳으로 일년 내내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전곡항은 지중해풍 엽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하얀 요트들이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는 항만이다.
백미리는 싱싱한 해물이 많고 맛 또한 다양해 백미 또는 백미리라 불린 곳이다. 이곳 어촌체험마을은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매향리는 역사 교육지로 들러볼만 하다. 1951년부터 54년간 주한미군 공군의 폭격훈련장이었던 마을이다. 주민과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2005년 사격장이 폐쇄된 이후 화성드림파크 유소년 야구장이 들어섰고 매향리 평화생태공원도 조성되고 있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