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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한 가운데 화성 갯벌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전망이다. 사진은 멸종 위기에 처한 물새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화성 매향리 갯벌. /경인일보DB

충남·전북·전남지역서 4곳 등재
위원회, 서식지 추가 재신청 권고
강화·영종·아산만 등 나란히 거론
다양한 생물 서식 이점 '화성' 유력

충남·전북·전남지역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가운데, 물새들의 중요 서식지 중 한 곳인 화성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곧바로 추진될 전망이다.

전날인 2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제44차 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했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곳에 있는 갯벌을 묶은 것이다.

검은머리물떼새·황새·흑두루미 등 멸종 위기에 처한 물새들이 다수 서식하는 점, 동아시아와 대양주 철새 이동로에서 핵심 기착지로서 역할을 하는 점 등이 등재의 주된 요인이 됐다.

그러면서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신청이 이뤄진 4개 갯벌을 묶어 자연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하면서도, 중요물새서식지로 유산구역을 확대해 2025년까지 다시 신청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가 '중요물새서식지'가 어딘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문화재청은 인천 갯벌은 물론 화성 갯벌을 염두에 둔 상황이다.

앞서 세계자연유산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도 등재 신청이 이뤄진 4개 갯벌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범위가 좁고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핵심지역을 포함하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포함돼야 할 '핵심지역'으로는 강화와 영종, 송도 등 인천 갯벌과 화성, 아산만 갯벌 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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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의 낙원, 생태계 보고로 불리는 화성습지(매향리갯벌). /경인일보DB

화성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매향리 갯벌에서 화성호로 이어지는 화성 갯벌을 이용하는 물새 수는 15만마리에 달한다. 이 중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검은머리물떼새와 국제보호종인 알락꼬리마도요새 등 희귀 철새들도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화성시와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 화성환경연합, 새와생명의터 공동 조사에 따르면 4만마리 이상의 도요새, 250마리의 저어새가 매향리 갯벌 일원을 섭식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서해안과 접해 다양한 조류 서식처가 발달해있는데, 특히 황새와 같은 대형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고 머물기에 좋은 환경을 지녀서다.

세계유산위원회 권고 사항을 이행하려면 중요물새서식지를 추가로 등재 신청해야 하는데, 멸종 위기에 처한 물새들의 이용이 잦고 수달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화성 갯벌 역시 유력 대상이라는 게 문화재청 측 설명이다. 지난 21일 매향리 갯벌이 보전 필요성을 인정받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점도 맥을 함께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자체, 주민 협의 등 올해 하반기부터 추가 등재를 위한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성·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