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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作 'landscape-Songdo' 110x93cm 화선지에 수묵 2021. /인천도시역사관 제공

인천시립박물관 산하 인천도시역사관이 '도시'를 주제로 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2021 '도시를 보는 작가'전을 시작한다.

도시를 보는 작가전은 2019년 이후 해마다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사진과 회화, 영상, 설치 작가 15명의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올해 도시를 보는 작가전의 주제는 '도시 풍경'으로, 한국화로 꾸며진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쉼'의 기회를 주고자 기획된 전시인데,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5명의 한국화 작가를 차례로 만난다.

팬데믹 상황속 한적한 창덕궁 후원 스케치
전시장 정면 송도국제도시·63빌딩 등 배치


올해 전시의 첫 순서로 박병일 작가의 '숨토피아(sum-topia)'전이 최근 인천도시역사관 소암홀에서 개막했다. 9월5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에선 자신만의 독특한 수묵 기법으로 도시의 모습을 그려온 박병일 작가의 작품 세계와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제목 '숨토피아'는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 세계를 의미한다. '있다', '존재하다'는 뜻의 라틴어 숨(sum)과 이상향을 뜻하는 '유토피아(Utopia)'를 합성한 전시 제목이다.

전시 개막 전 전시장에서 작품 설치 중인 박병일 작가를 만났다. 설치 작업이 거의 마무리단계였는데, 입구 오른편에 창덕궁 후원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눈에 띄었다. 박 작가는 고층 빌딩 등 도시의 랜드마크를 주로 그려왔는데, 한적한 고궁의 모습을 작품으로 담아낸 이유가 궁금했다.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한적한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단다. 박 작가는 "팬데믹 상황에서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곳이 도심에서는 궁(宮)밖에 남아있지 않았다"면서 "열려 있는 공간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궁에서의 스케치가 많아졌고 작품으로 다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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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作 'landscape-63빌딩' 100x50cm 화선지에 수묵 2021. /인천도시역사관 제공

전시장 정면에는 눈에 익숙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모습과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 송도 포스코빌딩 등이 배치됐다.

그의 작업에 나타난 표현 방식은 독특하다. 전통적인 한국화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한국화하면 쉽게 떠올리는 선이나 여백, 꽃인 매화(梅花)는 그의 작품에서는 다르게 사용된다. 그의 작업에 나타나는 선은 마치 건축물의 도면을 인쇄하는 대형 플로터 장비가 인쇄한 출력물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건축물 반사된 호수 여백으로 드러난 매화
"바쁜 걸음 멈추고 잠시 주변 돌아보길"


하지만 작품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손으로 그린 불규칙한 형태의 작은 선과 선이 이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한국화라는 장르에 디지털 사회에서의 모습을 반영하고 싶은 표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문인화나 한국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인 매화는 도시의 건축물의 모습이 반사되어 나타나는 호수에 여백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화면에 여백으로 하얗게 나타나는 매화는 그의 작품이 강조하는 '숨', 호흡의 공간을 상징한다. 작가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처음 피는 꽃이라는 이유에서 매화를 택했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도시의 일상이 비추어진 모습에 매화를 함께 그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시대의 아픔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희망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가 바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걷는 주변을 잠시라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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